중국 바둑 일인자 커제(柯潔·23)가 제2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를 제패했다. 3일 한⋅중 양국을 잇는 온라인 대국으로 벌어진 결승 3번기 2국서도 커제는 한국 최고수 신진서(20)를 눌렀다. 330수 만의 흑 반집 승이었다.
커제는 결승전 2승 포함 6전 전승의 완벽한 우승을 거두며 상금 3억원의 주인이 됐다. 통산 4회 우승하면서 이세돌에 이어 이 대회 최다 우승 타이기록도 세웠다. 중국은 삼성화재배를 2015년 이후 6년 연속 가져갔다. 역대 삼성화재배 국가별 우승 횟수는 한국 12회, 중국 11회, 일본 2회로 조정됐다.
5시간 50분에 걸친 난타전이었다. 커제는 특유의 실리 전법으로 중반까지 우세를 지속하다가 하중앙 전투 실패로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흐름은 신진서의 승리가 유력해 보였으나 초읽기 속에서 의문수가 속출하며 재역전당한 끝에 반집 차로 물러났다. 전날의 ‘마우스 미스’ 패배 충격 후유증으로 볼 수밖에 없는 아쉬운 진행이었다.
커제는 이날 승리로 생애 통산 메이저 타이틀을 8개 획득했다. 중국서 이 부문 최다 기록을 보유 중이던 구리(古力)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 이창호(17회), 이세돌(14회), 조훈현(9회)에 이은 역대 4위 기록이다. 바이링배 포함 세계 2관왕에 올랐고, LG배⋅춘란배⋅몽백합배서도 순항 중이다. 23개월째 연속 중국 톱랭커를 유지하고 있다.
10개월 연속 한국 랭킹 1위를 지켜온 신진서는 충격의 2연패로 9월 이후 2개월여 동안 지켜왔던 9할대 승률이 무너졌다. 이날 현재 57승 7패로 89.06%가 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대거 14명이 출전했으나 모두 중도 탈락하고 8강부터 신진서 혼자 남아 고군분투했다. 스웨 셰얼하오 등 중국을 대표하는 고수들을 연파하고 결승에 올랐지만 마지막 고비에서 ‘천적’ 커제의 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 커제와의 상대 전적은 3승 10패로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