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의 아버지인 이춘광씨가 프로야구 삼성과 KIA의 경기가 열린 지난 2011년 8월 14일 대구 시민운동장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전준엽 스포츠조선 기자

‘국민 타자’ 이승엽 전 두산 감독의 부친 이춘광(83)씨가 2일 별세했다. 고인은 7~8년 간 투병하다 최근 병세가 악화됐다고 한다.

이씨는 아들 이승엽이 스타 반열에 오른 뒤에도 늘 겸손을 강조했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모두가 선수 이승엽을 칭찬했다. 그럴수록 붙잡아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아들에게 ‘박수 받을수록 더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말을 수백 번 했다”고 했다.

전남 강진 출신인 고인은 대구로 올라와 건설업에 종사하며 가정을 꾸렸다. 막내아들인 이승엽은 초등학교 입학 무렵부터 야구에 빠져 살았다. 고인은 처음엔 야구선수를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야구만 시켜주면 앞으로 절대 엄마 아빠 속 썩이는 일 안 하겠다”는 이승엽의 다짐에 마음을 돌렸다.

이후 이승엽에겐 누구보다 든든한 ‘1번 팬’이자 기록원이 됐다. 고인은 이승엽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국 대회에서 첫 홈런을 친 날부터 아들의 기사와 사진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스크랩했다. 손을 베어 꿰매 가면서 만든 스크랩북이 35권에 달한다. 그는 “선수는 바빠서 자기 기록을 챙길 겨를이 없다. 언젠가 힘들어 그만두고 싶을 때 이 자료를 보여주면 다시 일어날 힘이 될 거라고 믿었다”고 말하곤 했다.

‘국민 타자’로 사랑받은 이승엽 전 감독은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에서 190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2(2156안타), 467홈런, 1498타점을 기록했다. KBO 정규 시즌 최우수선수(MVP)와 홈런왕을 각각 5차례, 골든글러브를 10차례 수상했다. 일본 지바 롯데, 요미우리, 오릭스에서 뛴 일본 프로 야구(NPB) 성적은 797경기 타율 0.257, 159홈런, 439타점이다.

고인은 아들이 은퇴할 무렵에서야 “막내아들이지만 ‘야구선수 이승엽’만큼은 존경한다”고 말하며 뒤늦게나마 자부심을 드러냈다.

빈소는 대구시민전문장례식장, 발인은 4일 오전 6시 30분. (053)324-4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