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임신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 신희철(78) 서울대 의대 산부인과 명예교수가 5일 오후 7시 별세했다. 고인은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산부인과 의사의 길을 걸었다. 1981년 전임강사로 서울대 의대 산부인과학 교실에 부임해 2012년 교수로 퇴임할 때까지 40여년간 산모를 돌보고 태아를 받았다.
조부와 부친의 뒤를 이어 3대(代)가 국내 산부인과학 발전을 위해 헌신한 것으로 유명하다. “아버님의 모습을 보고 의사가 돼야겠다는 숙명을 느꼈다”고 했다. 고인의 조부는 1925년 한국인 최초로 산부인과를 개원한 신필호 선생이다. 부친 신한수 전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는 1960년대 산부인과 전문의 제도 도입의 산파 역할을 했다. 고인도 임신중독증 등으로 위험한 상태에 놓인 산모와 태아를 치료하는 고위험 임신 분야를 전공했고, 대한모체태아의학회 명예회장과 대한산부인과초음파학회 이사 등을 지냈다. 2012년 교수 정년을 맞아 모교 신문과 한 인터뷰에서는 “출산은 하늘이 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의사가 자신의 기술로 환자를 살리려 애를 쓰면 일이 잘못되는 경우가 많다”며 “산부인과 의사는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유족으로는 아내 윤재명씨와 자녀 신지영·신지현맥킨지코리아 본부장·신지원·신덕규인사동39 대표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8일 오전 5시 3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