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아름다운 얼굴’로 제24회 동인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겸 시인 송기원(77)이 숙환으로 치료를 받다가 지난 31일 오후 8시 별세했다.
1일 유족에 따르면, 전남 해남에 살며 작품 활동을 하던 고인은 지난 4월 뇌경색이 발병해 쓰러졌다. 이후 대전의 병원으로 옮겨 투병했다. 본지 통화에서 사위 권민웅씨는 “장인께서는 항상 ‘자유로운 영혼이 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면서 “땅에 묻지 말고 전남 보성 고향 바다에 뿌려 달라는 유언을 남기셨다”고 했다. 딸 송가은씨는 전화를 건네받았지만, 말을 잇지 못했다.
고교 시절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시 ‘불면의 밤에’가 당선됐다. 서라벌예대 졸업 후 197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중앙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돼 화려하게 문단에 등장했다. 1993년 소설 ‘아름다운 얼굴’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경험의 진정성과 표현의 진정성을 아울러 갖는 작품세계로 원초적 호소력을 지닌다’는 평(유종호 문학평론가)을 받았다. 이 밖에 신동엽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2021년 마지막 장편으로 명상소설 ‘숨’을 펴냈다. 백혈병으로 둘째 딸을 잃은 뒤 명상을 통해 완전한 평온에 이르는 과정을 썼다. 빈소는 대전 유성선병원. 발인은 3일 오전 8시. (042)825-94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