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출신 미국 팝아트 조각가 클래스 올덴버그(93·사진)가 18일(현지 시각) 별세했다. 톱·립스틱·숟가락·아이스크림 등 일상의 친숙한 소재를 거대한 규모로 제작함으로써 공간을 변화시키는 공공미술 작업으로 유명하다. 20여 년간 뉴욕현대미술관장을 지낸 리처드 올덴버그의 형이기도 하다.

예일대학교에서 문학과 미술사를 공부했고, 1950년대부터 조각 작품을 발표했다. 1976년 필라델피아에 세운 약 14m 높이 초대형 청동 조각 ‘빨래집게’ 등으로 논란과 감탄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생전의 그는 “내 작품의 유일한 원칙은 아무 쓸모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것의 진정한 쓸모는 바로 작품으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말을 남겼다.

서울 종로 청계광장에 자리한 조각품 '스프링'. /이태경 기자

1977년 결혼한 두 번째 아내(코샤 반 브루겐)와 협업을 이어갔다. 국내에는 서울 종로 청계천에 2007년 설치된 소라 껍데기 모양 조각품 ‘스프링’으로 잘 알려져 있다. 높이 20m·무게 9t 규모의 이 작품은 그러나 흉물 소리를 듣기도 했다. 당시 작가는 “한복의 흘러내리는 옷고름과 도자기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청계천처럼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의미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