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갑자기 몸을 떨거나 멍하니 허공을 응시할 때, 또는 손과 발을 반복적으로 움직일 때 ‘혹시 경련은 아닐까’ 걱정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는 부모를 종종 진료실에서 만납니다. 하지만 다행히 상당수 사례는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과정이에요.
신생아 시기 아기가 턱이나 팔다리를 미세하게 덜덜 떠는 경우가 있어요. 이를 ‘신생아 지터링’이라고 부르며, 아직 뇌 발달이 미숙해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겁니다. 떨리는 부위를 손으로 잡아주면 떨림이 멈춰요. 만약 잡아도 계속 떨린다면 경련일 가능성이 크지요.
아기가 감기에 걸려도 몸을 부르르 떨 수 있는데요. 이는 근육을 수축해 체온을 올리려는 우리 몸의 생리적 반응이에요. ‘오한’이라고 하죠. 갑자기 머리와 어깨를 부르르 떠는 경우도 있는데, 소변을 보거나 맛있는 것을 먹었을 때 그럴 수 있어요.
단순히 노는 중이거나 습관인 경우도 있어요. 아기는 기분이 좋거나 흥분할 때, 혹은 반대로 지루할 때도 몸을 꼿꼿이 세우거나 다리를 꼬기도 하고 힘을 주는 행동을 하죠. 얼굴이 붉어지기도 해서 경련으로 오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름을 부르거나 장난감을 보여주었을 때 즉시 행동을 멈추고 부모에게 반응을 보이면 아기가 혼자 노는 중이었다고 보면 됩니다.
손을 흔들거나 몸을 앞뒤로 흔드는 등 특정 동작을 반복하는 ‘상동 행동’이 나타나기도 하는데요. 이런 행동 또한 아기가 놀이에 집중하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때 나타날 수 있어요. 이 역시 외부 자극을 받으면 쉽게 중단된다는 특징이 있어요.
하지만 ‘신생아 경련’과 ‘영아연축’ 등 실제 경련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신생아 경련은 전신이 뻣뻣해지는 경련과는 증상이 조금 달라요. 입을 쩝쩝거리거나, 눈동자가 한 곳으로 고정되고, 자전거 페달을 밟듯 다리를 휘젓는 동작 등이 나타나지요. 4~8개월 정도 된 아기가 몸을 푹 숙이는 동작을 수초 간격으로 반복한다면 이 동작은 뇌전증 발작인 영아연축일 가능성이 있고, 이는 인지 발달 저하를 초래할 수 있어 약물 치료가 시급한 응급 질환이에요.
아기 이름을 불렀을 때 아기가 동작을 멈추고 부모와 눈을 맞춘다면 대개는 안심하셔도 돼요. 하지만 아기가 멍해 보이거나 억지로 멈추려 해도 멈춰지지 않는 동작을 반복한다면 동영상을 찍어놓고 전문가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