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가 유행하다가 몇 달 만에 인기가 시들해졌어요. 또 봄동 비빔밥, 버터 떡 등이 유행하기도 했지요. 캐나다 출신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라는 개념으로 유행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설명합니다. 티핑 포인트란 물이 100도에서 끓어 수증기가 되듯, 조금씩 쌓이던 변화가 갑자기 폭발하듯 일어나는 지점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우리 사회에서는 서서히 변화하다 어느 순간 한 번에 판세가 확 바뀌는 일이 자주 벌어지곤 하죠.

그렇다면 티핑 포인트는 언제 시작될까요? 글래드웰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매직 서티(Magic Thirty·마법의 30)‘ 개념을 제시합니다. 구성원의 약 30%가 변하면 집단 전체 분위기가 바뀐다는 뜻이에요. 예컨대 회사에서 여성 임원이 한 명뿐이라면 그는 ’매우 특별히 능력 있는 여자’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여성 임원 비율이 30%가 되면 달라져요. 여성이 고위직으로 일하는 게 자연스러워지기 때문에 여성 임원들은 더 이상 성별과 관련해 평가받지 않게 되죠. 이런 분위기가 자리 잡으면 직장 내 여성 비율도 점점 올라갑니다.

‘매직 서티’에 어떻게 도달할 수 있을까요? 글래드웰은 ‘오버스토리(overstory)’를 살펴보라고 충고합니다. 오버스토리는 숲에서 맨 위를 덮고 있는 나뭇가지들을 말해요. 오버스토리에 따라 숲에 드는 햇빛과 바람, 공기의 흐름과 기온이 바뀝니다. 그래서 그 아래에 있는 식물과 동물은 모두 오버스토리의 영향을 받죠. 우리 사회에서 오버스토리는 바로 세상에 뿌리내린 가치관입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생각이나 문화 등이 오버스토리가 되는 것이죠.

글래드웰에 따르면, 오버스토리를 바꾸는 힘은 강렬한 경험이나 소수의 영향력에서 비롯되곤 합니다. 그는 1978년 미국 드라마 ‘홀로코스트’를 오버스토리를 바꾸는 강렬한 경험의 예시로 듭니다. 이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까지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은 지금만큼 알려지지 않았다고 해요.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한 이 작품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대중의 눈높이에서 생생하게 보여주며, 역사적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크게 확산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항상 바람직한 것은 아닙니다. 같은 동물이 모여 있을 때 전염병이 빨리 퍼지듯, 유행 역시 사람들의 관심사가 비슷할수록 빠르게 확산합니다. 다양성이 부족한 사회에서 특정한 흐름이나 편견에 더 쉽게 휩쓸릴 수 있다는 뜻이죠. 결국 요즘 유행이 짧아진 이유는 우리가 그만큼 비슷한 관심사를 갖고 있기 때문 아닐까요? 비슷한 선택이 빠르게 모이고 흩어지는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보고 따라 하는 유행 역시 이런 흐름 속에서 생겨나고 사라진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