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의 계절이 왔습니다. 도심 빈터와 화단, 공원 모퉁이는 물론 등산로에도 제비꽃이 올망졸망 피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제비꽃 밭인 것처럼 무더기로 핀 곳도 많습니다. 제비꽃은 오랑캐꽃, 앉은뱅이꽃, 씨름꽃, 장수꽃 등 별칭도 참 많은 꽃입니다. 그만큼 주변에 흔하고 친근한 식물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제비꽃은 나폴레옹이 좋아한 꽃으로 유명합니다. 매년 결혼기념일에 아내 조세핀에게 제비꽃 다발을 선물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가 이탈리아 엘바섬으로 유배를 떠날 때 “제비꽃이 필 무렵 돌아오리라”는 말을 남겼다는 일화도 남아 있습니다.

서울제비꽃(위쪽 사진)과 호제비꽃, 제비꽃(아래쪽 사진) 등은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답니다. /김민철 기자

꽃 공부를 좀 했다는 사람도 제비꽃 얘기가 나오면 고개를 흔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 제비꽃만 50가지가 넘고 같은 종이라도 변이가 심해 뚜렷한 구분 포인트를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비꽃 종류 세 가지만 알아볼까요?

제비꽃 중 서울 등 중부지방 도심에서 가장 먼저 피는 것은 서울제비꽃입니다. 요즘 주변에 아주 흔한 제비꽃이기도 합니다. 꽃은 홍자색이고 잎이 둥근 달걀형으로 폭이 넓습니다. 이 잎이 안으로 말려 있다가 점점 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잎맥은 밝은 연두색입니다.

서울제비꽃보다 약간 늦게 호제비꽃이 핍니다. 호제비꽃은 연한 보라색 꽃이 핍니다. 잎자루, 꽃자루, 잎에도 가는 털이 덮여 있는데 꽃잎 안쪽에는 털이 없습니다. 잎자루에 날개가 없는 것도 구분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그냥 제비꽃이 그다음에 피기 시작합니다. 제비꽃은 잎자루나 꽃자루에 털이 없어 매끈하지만 꽃잎 안에는 털이 나 있습니다. 호제비꽃과 정반대죠. 꽃색이 진한 보라색입니다. 잎자루가 잎 길이와 비슷할 정도로 긴 것도 제비꽃의 특징입니다.

그러니까 꽃이 보라색이고 잎이 긴 편인 것 중에서 꽃잎 안쪽에 털이 있으면 제비꽃, 없으면 호제비꽃입니다. 제비꽃은 잎에 털이 없어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 호제비꽃은 잎에 잔털 때문에 뿌연 느낌을 줍니다. 제비꽃 색이 진한 보라색인 반면 호제비꽃은 연한 보라색입니다. 서울제비꽃, 호제비꽃, 제비꽃은 초봄 도심에서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제비꽃 종류입니다. 이 셋만 구분해도 제비꽃을 보는 재미가 생길 것입니다.

서울제비꽃은 서울에서 처음 발견했다고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이름에 ‘서울’이 들어간 식물은 서울제비꽃 말고도 서울족도리풀, 서울김의털, 서울개발나물, 서울민바랭이, 서울검정말 등 5개가 더 있습니다.

또 서울제비꽃, 서울족도리풀, 분취는 학명에 ‘seoul’이 들어 있습니다. 학명은 ‘속명+종소명’으로 쓰는데 종소명에 발견 장소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명이 서울제비꽃은 ‘Viola seoulensis’, 분취는 ‘Saussurea seoulensis’입니다. 서울제비꽃과 서울족도리풀에는 식물 이름과 학명에 모두 ‘서울’이 들어가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