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 지음 l 이민수 옮김 l 출판사 을유문화사 l 가격 1만2000원
‘어리석음을 쳐서 없애는 중요한 방법’이라는 뜻의 ‘격몽요결(擊蒙要訣)’은 조선의 유학자 율곡 이이가 1577년 제자들을 가르치려 쓴 책입니다. 학문의 목표를 세우는 ‘입지’, 오래된 나쁜 습관을 없애는 ‘혁구습’, 학문하는 방법인 ‘독서’ 등 총 10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학문이란 무엇인가? 아버지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할 것, 신하는 임금에게 충성할 것, 부부 간에 분별이 있고 형제 간에 우애가 있을 것, 젊은이는 어르신을 공손히 대하고 친구 사이에 믿음이 있어야 할 것 등이다. 학문은 날마다 행동하는 데에 있다.”
옛날의 학문은 지식을 습득하는 게 아니라 도덕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요즘과 많이 다르지요. 책 읽는 이유도 “글 속에는 성현(聖賢·성인과 현인)들이 마음 쓴 자취와 착한 일을 본받은 것과 악한 일을 경계한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독서·공부·학문의 목표는 성현들이 가르친 도덕과 예의를 책에서 배우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여 자신도 성현이 되는 것이죠.
이이는 학문에 뜻을 두었다면 오래된 나쁜 습관부터 없애버리라고 합니다. 이이가 말하는 가장 나쁜 습관은 무엇일까요? “게으름 피우며 아무렇게나 행동한다. 편하게 지내고만 싶어 하며 예절 지키길 싫어한다. 움직이고 싶어만 하고 조용히 자기 마음을 지키려 애쓰지 않는다, 어지럽게 왔다 갔다 하면서 쓸데없는 말만 하고 세월을 보낸다.”
이이를 비롯한 유학자들은 왜 효도를 그토록 강조할까요? “세상 모든 것 가운데 가장 소중한 내 몸을 부모가 주셨기 때문”입니다. 나를 세상에 있게 한 은혜가 크기 때문입니다. 만약 부모님의 뜻이 올바른 도리에서 어긋난다면 어떻게 할까요? “평안한 분위기와 부드러운 표정으로 간곡히 말씀드려서 부모가 듣도록 한다”는 것이 이이의 조언입니다.
이이는 남에게 헐뜯음을 당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남들 말대로 내게 허물이 있으면 고치면 되고, 허물이 없으면 더욱 힘써 계속 허물이 없도록 하면 된다. 누가 나를 빈말로 비방하는 것은 바람이 귓가를 지나가고 구름이 하늘을 지나가는 것과 같으니, 나와 무슨 상관이냐 하고 참아야 한다.”
이이는 경쟁률이 높아 합격하기 어려웠던 조선 시대 과거 시험에서 아홉 번이나 장원급제, 즉 1등으로 합격했습니다. 그래서 이이는 ‘아홉 번의 과거에서 모두 장원을 한 분’이라는 뜻의 ‘구도장원공’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그의 시호(죽은 뒤 공덕을 기리기 위해 붙은 이름) 문성공(文成公)은 후대에 ‘공부의 달인’을 뜻하는 말이 됐답니다. 지식을 배우는 공부와 도덕을 실천하는 공부를 모두 잘한 이이는 진정한 ‘공부의 달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