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데카르트 지음 l 이재훈 옮김 l 출판사 휴머니스트 l 가격 1만7000원

철학자들은 시대마다 조금씩 다른 질문을 던졌습니다. 고대에는 ‘행복이란 뭘까?’ ‘세계를 움직이는 건 뭘까?’를 고민했어요. 그리고 중세엔 ‘신은 어떤 존재일까?’를, 16세기 이후 근대에는 ‘진리를 어떻게 알 수 있지?’ 하고 물었죠.

17세기 철학자 데카르트는 이렇게 질문했어요. ‘더 이상 의심할 수 없이 가장 분명하고 확실한 진리는 무엇일까?’ 그런 진리를 알기 위한 방법을 담은 책이 바로 ‘방법서설’입니다.

데카르트는 이 책에서 “나의 이성을 인도하려고 내가 어떻게 노력했는지 보여주려 한다”고 말합니다. 어떻게 노력했을까요? 이런 것도 의심하나 싶을 정도로 모든 것을 철저히 의심했답니다. 우리의 감각도 종종 우리를 속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처럼 감각으로 알게 된 것들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고 의심했습니다.

데카르트는 이런 의심도 합니다. ‘내 생각이 내 꿈보다 참된 것일까?’ 깨어 있을 때 생각이 잠자고 있을 때는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으니까요. 그는 “아주 작은 의심이라도 발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완전히 거짓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의심할 수 없는 진리를 찾기 위해 일부러 모든 것을 의심해보는 것을 ‘방법적 회의’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데카르트가 모든 것을 의심해본 끝에 찾아낸 가장 명백한 진리는 무엇일까요?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생각하길 원하는 동안에도, 이것에 대해 ‘생각하는 나’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 진리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아주 견고하고 확실해서, 나는 이것을 내가 찾던 철학의 제1원리로 주저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모든 것을 거짓이 아닐까 의심하는 동안에도 그렇게 의심하는 나, 즉 ‘생각하는 나’는 반드시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명백한 진리는 내가 생각하는 동안 나는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의심도 할 수 없겠지요.

데카르트는 세상이 서로 다른 두 가지 실체로 이루어져 있다고 봤습니다. 하나는 내 안의 영혼·정신 실체로, 나를 나답게 만드는 본질입니다. 다른 하나는 내 바깥에서 세상의 공간을 차지하는 육체·물질 실체예요. 그는 영혼·정신은 신앙의 영역에, 육체·물질은 과학의 영역에 속한다고 구분했습니다. 이 구분에 따르면 사람은 교회에서는 영혼을 돌보고, 연구실에서는 자연을 탐구할 수 있습니다.

데카르트는 이런 생각을 통해 과학이 독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그래서 ‘방법서설’은 근대 과학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알려주는 안내서와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