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에서 손톱을 물어뜯다가 생긴 감염으로 자칫 손가락을 절단할 뻔한 사람이 있었다고 해요. 거스러미 주변으로 세균이 감염됐기 때문이죠. 거스러미는 손발톱 부근의 살이 벗겨진 상태를 뜻합니다. 우리가 위생적으로 손톱 관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손톱깎이는 언제 만들어졌을까요? 손톱깎이가 있기 전에 사람들은 어떻게 손톱을 관리했을까요?

손톱을 관리한 역사는 매우 오래된 것으로 보여요. 기원전의 기록이나 유물을 통해 이를 알 수 있어요. 옛날 사람들은 주로 칼이나 가위로 손톱을 관리했죠. 구약 성경에는 포로로 잡은 여성과 결혼하려는 병사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손·발톱을 손질해야 한다는 율법이 나와요. 고대 로마 기록에도 한 남자가 이발소에서 주머니칼로 손톱을 다듬었다는 내용이 남아 있습니다. 로마 유물 중에는 핀셋처럼 생긴 것이 있는데, 현대의 손톱깎이에서 손으로 누르는 부분을 제외한 것과 똑같이 생겼기 때문에 손톱을 다듬는 데 사용한 도구로 추정됩니다.

기원전 4~3세기 고대 로마 시대의 청동 유물. 손톱을 다듬는 데 사용한 도구로 추정됩니다. 프랑스 나르본의 나르보 비아 박물관에 전시돼있어요. /위키피디아

현대식 손톱깎이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손톱깎이와 관련된 여러 특허가 나왔는데요. 1875년 밸런타인 포거티의 특허가 가장 유명합니다. 이 손톱깎이는 끝 부분이 펜촉처럼 얇고 뾰족한 모양이에요. 1881년에 유진 하임과 셀레스틴 매츠가 함께 낸 특허는 손톱 모양의 구부러진 절단 날을 가지고 있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손톱깎이와 유사하죠.

한국에 손톱깎이가 소개된 시점은 1950년대입니다. 6·25 전쟁 때 미군들이 들여와 존재가 알려졌고, 전쟁 이후 한 금속공업 회사에서 미군 부대에서 나오는 드럼통을 원자재로 손톱깎이를 만들었다고 해요. 1960년대에는 태국·이란 등으로 수출하기도 했지만, 녹슨 제품이 나와 수출을 거부당하는 등 품질이 그렇게 좋진 못했던 것 같아요.

한국산 손톱깎이의 품질이 대거 개선되는 시점은 1988년 서울 올림픽쯤이죠. 이전까지는 한국산 손톱깎이의 품질이 일본·미국산에 비해 떨어졌었습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정부가 국가 이미지를 위해 공산품 품질을 높이려는 정책을 실시했는데요. 이때 손톱깎이를 포함한 여러 제품이 국가 지원을 받았어요. 실제로 품질이 좋아지면 올림픽 기념품으로 지정될 수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손톱깎이는 기념품으로 지정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손톱깎이 품질은 크게 향상될 수 있었죠.

한국 손톱깎이가 점점 유명해지면서 미국 대기업과 소송전이 발생하기도 했어요. 비행기 제조업으로 유명한 미국의 보잉사가 ‘보잉 777′ 항공기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한국의 세계적인 손톱깎이 기업 쓰리세븐(777)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죠. 소송 결과, 777을 함께 쓰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합니다. 쓰리세븐은 한때 세계 손톱깎이 시장 점유율 1위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