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부산과 경남 양산에 걸쳐 있는 금정산이 24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어요. 국립공원공단은 금정산국립공원을 상징하는 ‘깃대종(Flagship Species)’을 선정하는 작업에도 들어갔죠. 여기서 깃대종이란 특정 지역의 생태·지리·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야생 동·식물이랍니다. 깃대종을 알면 그 산의 대체적인 특징을 짐작할 수 있어요.
공단은 2007년부터 국내 국립공원 23곳에 동물과 식물 깃대종을 하나씩 정해 상징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마스코트를 뽑는 거죠. 지리산의 반달가슴곰과 히어리, 설악산의 산양과 눈잣나무, 한라산의 산굴뚝나비와 구상나무 등이 대표적 사례예요. 보호가 필요한 종을 뽑는 경우가 많아 멸종 위기종을 많이 선정한답니다.
지리산 깃대종인 히어리는 요즘 피고 있어요. 히어리는 우리나라 특산식물(한 국가의 특정 지역에만 자생하는 식물)입니다. 잎보다 먼저 노란 꽃을 피우는데 지리산 구룡계곡 곳곳에서 자생합니다. 보기 드문 꽃이었는데 요즘엔 서울 공원이나 주변 산에도 상당히 많이 심어 놓았어요. 꽃을 보면 귀여운 노란 벌레들이 줄줄이 달려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의 깃대종은 부안종개와 변산바람꽃이에요. 변산바람꽃은 복수초·노루귀와 함께 봄이 오는 것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입니다. 새해 꽃다운 꽃으로는 맨 처음 피는 야생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낭만적 이름에다 우리 특산식물이라는 점까지 더해져 어느새 초봄을 대표하는 꽃으로 자리 잡았어요.
한라산과 덕유산 깃대종 식물은 구상나무입니다. 한라산이 구상나무를 깃대종으로 정한 것은 이 나무가 우리나라 고유종이면서도 멸종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고, 덕유산은 구상나무의 북방한계선인 점을 감안한 것 같아요.
북한산 깃대종은 산개나리죠. 산개나리는 북한산에 상당한 개체가 자생하고 전북 임실, 관악산 일부 지역에서도 자라는 게 확인됐습니다. 개나리는 가지가 능청능청 늘어지는데 비해 산개나리 가지는 꼿꼿한 편이에요. 또 산개나리는 꽃잎도 좀 작고 색도 옅은 편이고, 잎 뒷면에 뽀송뽀송한 솜털이 있는 것도 개나리와 다릅니다.
오대산은 노랑무늬붓꽃, 소백산은 모데미꽃, 무등산은 생강나무 비슷한 털조장나무, 월출산은 끈끈이주걱, 월악산은 솔나리를 식물 깃대종으로 쓰고 있습니다. 하나같이 그 산의 생태 특징을 잘 드러내는 식물이죠.
금정산에는 삵과 수달, 고리도롱뇽, 자주땅귀개·가는동자꽃·삼백초 등 멸종위기종 14종을 포함해 야생생물 1782종이 살고 있어요. 국립공원공단은 전문가들과 국민 의견을 모아 오는 4월 금정산의 생태 지리적 특성 등을 나타낼 수 있는 깃대종을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