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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1852~1926) 사망 100주년입니다. 가우디의 대표작은 바로 ‘사그라다 파밀리아’인데요. 1882년부터 무려 140년 넘게 짓는 중인 이 성당은 지난달 20일 최종 높이인 172.5m에 도달했습니다. 가우디 기일인 6월 10일에 외부 임시 구조물을 제거하고 성당 구조를 완성한다고 해요. 내부 공사는 아직 남았지만 가우디의 꿈이 실현되는 순간입니다.

가우디는 스페인 북동쪽에 위치한 카탈루냐 지방에서 태어났습니다. 인구가 750만명이 넘고, 스페인 GDP의 19%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력이 있는 지역입니다. 카탈루냐 사람들은 지금도 고유의 언어를 쓸 정도로 정체성에 대한 자긍심이 높아요. 가우디도 평생 카탈루냐어만 썼다고 합니다.

19세기 말 카탈루냐에서는 새로운 예술 양식인 ‘모데르니스메’가 발전했어요. 카탈루냐의 민족주의가 이 지역의 고딕·이슬람 양식과 결합해 독자적인 색깔을 가지게 됐죠. 카탈루냐 부유층이 경제 중심지인 바르셀로나 신시가지 개발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면서 건축 붐이 불었답니다.

가우디는 모데르니스메에 더해 자신만의 건축 양식을 찾았어요. 자연에서 비롯한 구조·형태·기능을 통합해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 같은 건축물을 만드는 것이었죠. 가우디 특유의 나무가 자라는 듯한 느낌의 기둥, 기울어졌지만 공학적으로 완벽한 뼈대가 바로 그 결과물입니다. 언뜻 기이해 보이기도 하지만 보는 사람을 매혹시켜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가우디의 건축물은 총 7점입니다. 대부분 부유한 집안의 의뢰를 받아 하나에 몇 년씩 걸려 지은 건물들이죠. 그중 화려한 외관에 뼈를 닮은 테라스를 지닌 ‘카사 바트요’, 울퉁불퉁한 곡선으로 이뤄진 ‘카사 밀라’ 등은 바르셀로나 신시가지 중심 거리에 지어진 호화로운 임대용 주거 시설입니다.

가우디는 자신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후원자였던 대부호 구엘 백작을 위해서도 여러 건축물을 설계했습니다. 천장에서 자연광이 별빛처럼 쏟아지는 단독 주택 ‘팔라우 구엘’, 고급 주거 단지로 개발하려다 실패하고 입구와 관리동, 각종 구조물만 만들게 된 ‘구엘 공원’, 구엘 가문이 운영하던 섬유 공장의 노동자를 위한 집단 거주지에 있는 성당인 ‘콜로니아 구엘’ 등이 있어요.

가우디는 이전까지는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다른 건축물 작업을 병행하다가, 1914년 이후로는 죽을 때까지 사그라다 파밀리아에만 집중했어요. 후줄근한 옷을 입고 공사장에서 살다시피 하며 일한 지 12년째, 가우디는 노면 전차에 치이고 맙니다. 전차 운전사는 가우디를 노숙자로 여겨 길바닥에 버리고 갔어요. 힘들게 병원에 도착했지만 의사는 기본 치료만 해주고 방치했대요. 그는 결국 사고 3일 후 세상을 떠났고, 사그라다 파밀리아 지하 묘지에 안장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