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앞으로 인공지능(AI), 로봇 등 새로운 기술 때문에 ‘창조적 파괴’가 일어날 거라는 뉴스를 봤어요. 창조적 파괴가 무엇인가요? 창조적 파괴가 일어난다면 경제는 어떻게 변하게 되나요?

A. 지난 6~9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인 CES가 열렸어요. 연초부터 세계적 기업들이 선보인 신기한 기술과 제품이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았죠. 그러면서 조만간 ‘창조적 파괴’가 일어날 거라는 기대와 우려도 나왔습니다. 창조적 파괴는 혁신으로 기존의 낡은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나타나는 현상을 뜻해요. 20세기 초를 대표하는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처음 제안한 개념이죠.

일러스트=이철원

슘페터는 창조적 파괴라는 개념으로 자본주의의 본질과 경제 성장 과정을 설명했어요. 창조적 파괴를 일으키는 핵심 동력은 바로 기업가입니다. 기업가들은 승부욕과 만족감 등을 동기로 삼아서 위험을 무릅쓰고 혁신에 뛰어들어요. 혁신에 성공하면 이들은 독점적 이익을 누리게 되기 때문이죠.

반면 혁신 이후 기존 산업에 있던 기업과 노동자들은 큰 위기를 맞게 됩니다. 변화를 쫓아가지 못한 기업은 파산하고 일자리도 사라지기 때문이죠. 이 과정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많은 사람은 두려움을 느껴요. 하지만 고통이 지나면 빈자리에는 새로운 질서가 자리 잡습니다. 그 결과, 경제가 전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창조적 파괴의 사례를 한번 살펴볼까요? 2000년대 초만 해도 동네마다 영화, 드라마 등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주는 대여점이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이런 대여점을 찾아보기 어려워요.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영상을 볼 수 있는 넷플릭스, 유튜브 같은 서비스들이 등장했기 때문이죠. 기술의 발전으로 비디오테이프 대여점 산업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산업이 채운 것입니다. 그 결과 우리는 더 편하게 다양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됐고, 콘텐츠 산업 자체의 규모도 과거보다 커졌죠.

한동안 사람들은 경제가 성장하려면 노동력과 자본을 많이 투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도 틀리진 않지만, 노동력과 자본 투입만으로 경제 성장의 수수께끼를 모두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창조적 파괴에 기반한 슘페터식 경제 성장 모델이 대안으로 떠오르며 최근 더 크게 주목받고 있어요.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은 조엘 모키어, 필리프 아기옹, 피터 하윗이라는 세 경제학자에게 돌아갔는데, 이들은 슘페터를 계승해 창조적 파괴 이론을 체계화한 공로로 수상을 하게 된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