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기상청 예보관이 이처럼 설명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거예요. “우리나라 5㎞ 상공에서 영하 30도의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매우 추운 날씨가 예상됩니다.” 기상 예보에는 ‘5㎞ 상공’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곳 공기의 성질과 흐름은 날씨 변화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예보관들은 높은 하늘 위 공기가 어디에서 오는지, 얼마나 차갑고 따뜻한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기상청에서는 ‘레윈존데(Rawinsonde)’라는 특별한 장치를 하늘 높이 띄워요. 레윈존데는 커다란 풍선과 낙하산, 관측 정보를 지상으로 보내주는 센서 ‘라디오존데(Radiosonde)’ 등으로 구성돼 있죠. 레윈존데는 하늘 위 약 30㎞까지 날아오르면서, 고도별 기온·습도·바람 등 대기 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측해 관측소로 보내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북 포항시, 인천 옹진군 백령도·덕적도, 강원 강릉시, 전남 신안군 흑산도, 제주도 국가태풍센터, 경남 창원시, 전남 영광군 안마도 등 8곳에서 풍선을 띄워 레윈존데 관측을 한답니다.
우리나라만 이 풍선을 날리는 건 아니에요. 수백 개 나라 500여 지점에서 한국 시각으로 오전 9시와 오후 9시, 하루에 두 번씩 매일 같은 시간에 풍선을 띄웁니다. 수많은 풍선이 지구 곳곳에서 동시에 하늘 높이 올라간다니, 놀라운 일이죠?
레윈존데로 관측된 자료들은 세계기상기구(WMO)로 보내지고, 각국은 관측 자료를 공유합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공기의 흐름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기 때문이에요. 지구 전체의 공기 흐름과 변화를 알아야 우리나라 날씨도 더 정확하게 예보할 수 있습니다. 공기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중국·몽골은 물론이고 유럽 하늘 위 공기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해요. 그 공기가 시간이 지나면 우리나라로 흘러오기 때문이죠.
세계 여러 지점에서 날린 풍선의 관측 자료는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속 ‘수치 예보 모델’이란 프로그램에 입력됩니다. 수치 예보 모델은 날씨를 계산하는 똑똑한 계산기라고 생각하면 돼요. 다양한 실시간 자료를 기반으로 사람이 계산하기 어려운 복잡한 방정식을 통해 예측 자료를 만든답니다. 예보관들은 수치 예보 모델이 만든 자료를 자세히 분석하고 살피며 일기 예보를 만들어요.
5㎞ 상공에 흐르는 공기는 아주 큰 에어컨이나 히터 같아요. 북반구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북쪽에서 차가운 공기가 내려오면, 상대적으로 무거운 성질을 지닌 찬 공기가 지상으로 가라앉으면서 마치 하늘에서 에어컨을 튼 것처럼 추워져요. 반대로 남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올라오면, 마치 하늘에 히터가 켜진 것과 같이 포근해집니다. 때로는 차가운 공기가 내려오면서, 기존에 그 자리에 있던 따뜻한 공기와 충돌해 비가 내리기도 해요.
오늘도 기상청은 하루에 두 번씩 하늘 높이 풍선을 띄우고, 슈퍼컴퓨터로 쉬지 않고 날씨를 계산하고 있어요. 가끔씩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지금 저 위에는 어떤 공기가 흐르고 있을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