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와 육지를 잇는 세 번째 다리가 다음 달 완공을 앞두고 있지만, 공식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개통될 처지에 놓였다. 다리 양쪽의 인천 영종도와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이 각각 다리 이름에 ‘인천공항’과 ‘청라’를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완공을 앞둔 다리는 인천 중구 영종도와 서구 청라국제도시를 잇는 ‘제3연륙교’다. 길이 4.68㎞, 왕복 6차로 해상 교량으로, 인천시가 사업비 7800억원을 들여 2021년부터 짓기 시작했다. 개통되면 영종대교와 인천대교에 이어 영종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세 번째 교량이 된다. 이 다리는 경인고속도로와 연결되어 있어 개통 시 영종도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30~40분대에 갈 수 있게 된다.
지난달 인천시는 다리 이름을 ‘청라하늘대교’로 정했다. 이에 영종도가 속한 중구 측은 “이 다리가 수도권에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어진 것인 만큼, ‘인천공항’이라는 명칭을 넣어야 한다”고 반발했다. 반면 인천 서구는 “‘영종대교’는 있지만 ‘청라대교’는 없으니, 이번엔 청라라는 지역명을 담아 ‘청라대교’로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문제는 개통일이 임박했는데도 명칭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중구 측은 다리 이름에 중구의 정체성이 빠져 있다는 이유로 지난 22일 국토부 국가지명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했다. 지명은 보통 관할 지자체가 정하지만, 이번처럼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큰 경우엔 국가지명위원회에 재심의를 청구할 수 있다. 지자체는 지명위 결정에 따라야 한다.
그런데 보통 지명위 심의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 다리는 공식 이름 없이 개통될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 개통한 33번째 한강 다리인 ‘고덕토평대교’도 경기도 구리시와 서울 강동구가 각각 ‘구리대교’와 ‘고덕대교’를 주장하며 갈등을 빚었고, 국가지명위 결정이 나오기까지 약 4개월이 걸렸다.
인천시 관계자는 “일단 제3연륙교라는 임시 이름으로 먼저 개통하고, 공식 명칭이 확정되면 그에 맞춰 표지판 등을 교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