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에서 졸업식이나 선거 사무소 개소식을 다루면서 ‘내빈’ ‘외빈’ ‘내외빈’ ‘내외 귀빈’이라는 말을 쓰곤 하는데요, 이중 하나는 틀리는 표현입니다. 바로 ‘내외빈’이에요. 왜 틀리는지 알아볼까요?
내외빈을 한자로 ‘內外賓’, 즉 ‘내빈(內賓)’과 ‘외빈(外賓)’을 합하여 이르는 말로 잘못 아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내빈(內賓)’은 ‘안손님’, 즉 여자 손님을 이르는 말이랍니다. ‘외빈(外賓)’은 외부나 외국에서 온 귀한 손님을 이르는 말이고요. 예전에는 나라에서 벌이는 잔치에 참석하는 조정 신하들을 이르는 말이었지요. 그렇다면 여자 손님과 외부 손님을 함께 부르는 내외빈(內外賓)이라는 말은 어색할 뿐 아니라 쓸 수 없는 말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내빈 여러분’에서 ‘내빈(來賓)’은 한자가 달라요. ‘안 내(內)’가 아니라 ‘올 래(來)’가 들어가요. 직역하면 ‘오신 손님’이죠. 즉 ‘모임에 공식적으로 초대받고 참석한 사람’을 뜻합니다. 낱말 첫소리에 ‘ㄹ’이 올 수 없는 ‘리을 두음법칙’에 따라 ‘래빈’이 아닌 ‘내빈’으로 소리내고 쓰는 거죠.
따라서 행사를 축하하고자 참석한 외부의 귀한 손님과 주최 측을 통틀어 이를 때에는 ‘내빈(來賓)’ 또는 ‘내외 귀빈(內外 貴賓)’으로 쓴다는 것을 알아두면 좋겠지요?
-신랑 신부가 결혼식에 참석한 내빈들께 공손하게 절하였다.
-외빈 접견에 쓴 상춘재는 청와대 경내에 최초로 세운 전통 한옥이다.
-교육 관련 행사장 내외 귀빈 소개에서 초등학생 대표를 앞세운 것이 인상적이었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