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서용

*청룡의 해 ‘첫둥이’… 3.15㎏ 남아 ‘우렁찬 용트림’

*상반기 ‘용트림’, 하반기 ‘게걸음’… “2분기에 고점 찍는다”

푸른색의 ‘갑(甲)’과 용을 뜻하는 ‘진(辰)’이 만난 ‘청룡(靑龍)의 해’인 2024년이 밝았어요. 시사적인 내용에 푸른 용을 연관 지어 재미있게 표현하는 기사 제목이 여럿 눈에 띄네요. 그런데 공통으로 보이는 ‘용트림’, 이 말은 맞는 말일까요? 아니에요. 모두 ‘용틀임’을 잘못 쓴 거예요. ‘용’이라는 동물이 첫 음절에 들어가면서 발음도 같은 말이라 혼동하는 경우가 많아요.

‘용틀임’은 ‘이리저리 비틀거나 꼬면서 움직임’이라는 뜻이 있어요. 또 우리 조상들은 민속에서 이 말을 ‘용의 모양을 틀어 새긴 장식’ ‘양주 별산대놀이 춤사위의 하나로, 몸을 비틀듯이 허리를 구부린 다음 몸의 중심을 좌우로 옮겨 이쪽저쪽을 보다가 제자리에서 일어나는 동작’ 등의 뜻으로 활용했어요.

‘용트림’은 ‘거드름을 피우며 일부러 크게 힘을 들여 하는 트림’을 뜻해요. ‘미꾸라지국 먹고 용트림한다’는 변변치 못한 사람이 큰 인물인 양 허세를 부리거나, 사소한 일을 하고 큰일을 한 듯 잘난 체할 때 쓰는 표현이지요.

이렇듯 뜻이 전혀 다른 ‘용틀임’과 ‘용트림’, 이제 확실히 구별할 수 있지요?

-갑진년 새해를 맞아 청룡이 용틀임하듯 밝고 따뜻한 세상으로 도약하길 바란다.

-올해 개최되는 파리 하계 올림픽에서 태극 전사의 황금빛 용틀임을 기대한다.

-그는 종업원들 앞에서 용트림하며 고액권 수표 한 장을 내밀었다.

-변변한 직업이 없어 오랜 세월 용트림 한번 못 하고 살아왔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