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이 잘되라고 행복하라고 마음으로 빌어주는 박 영감인데 노랭이라 비웃으며 욕하지 마라.”(노래 ‘아빠의 청춘’ 일부)

*좌우 이념 갈등 때문에 억울하게 희생된 민간인 학살 사건으로 유족들은 오랜 기간 ‘빨갱이’의 가족이라는 오명을 쓴 채 살아왔다고 한다.

위 두 문장에는 색깔과 연관된 낱말 두 개가 있어요. 이 중에서 틀리는 말을 찾아 바르게 고쳐 보세요. 정답은 ‘노랭이’를 ‘노랑이’로 고치는 거예요.

‘노랑이’는 속이 좁고 마음 씀씀이가 아주 인색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입니다. 유의어로는 ‘수전노’ ‘구두쇠’가 있어요. 또 ‘털빛이 노란 개’ ‘노란 빛깔의 물건’을 뜻하기도 하는데, 큰 말은 ‘누렁이’예요. 예를 들면 ‘그는 주변 사람들이 노랑이라고 손가락질하는 데 개의하지 않고 열심히 돈을 모았다’ ‘그 어미 노랑이는 순종 진돗개다’와 같이 써요. 우리말에서 ‘ㅣ’ 모음이 앞의 모음 ‘ㅏ, ㅓ, ㅗ, ㅜ’에 영향을 줘 ‘ㅐ, ㅔ, ㅚ, ㅟ’로 변하게 하는 현상을 ‘ㅣ’ 모음 역행 동화라고 해요. 이 현상에 해당하는 것은 표준 발음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노랭이’는 비표준어입니다.

‘빨갱이’는 공산주의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에요. 예를 들면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사람들이 한때 빨갱이로 몰려 비난을 받기도 했다’와 같이 써요. 빨간빛을 띤 물건을 뜻하는 ‘빨강이’와 달리 공산주의자의 의미로는 ‘ㅣ’ 모음 역행 동화를 겪은 ‘빨갱이’를 표준어로 삼고 있어요. ‘ㅣ’ 모음 역행 동화를 인정하는 예로는 새내기·신출내기·풋내기 등이 있어요. ‘노랑이’와 ‘빨갱이’는 차별 또는 비하 의미가 포함돼 있을 수 있으므로 쓸 때 주의할 말이라는 것도 알아두세요.

- 나는 근검절약 정신이 몸에 배어 간혹 노랑이라고 오해를 받는다.

- 그는 평소 노랑이라고 소문이 났는데, 알고 보니 불우 이웃에게 엄청난 돈을 기부한 사람이었다.

- 6·25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의 이유였던 빨갱이라는 말이 이제 10대 아이들에게 욕설처럼 쓰이고 있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