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날에 하루 정도는 공부 안 하고 계절을 즐겨도 좋지 않을까요?”
이는 한 공대 교수가 ‘공학 수학’ 강의 과제를 내면서 밝힌 과제 배경이다. 이 교수는 봄을 맞아 학생들에게 벚꽃 사진을 찍어 제출하는 과제를 냈다. 이는 최근 “낭만적인 전공 과제”라며 온라인 상에서 확산하며 화제가 됐다.
충북대 공과대학 공업화학과 강동우 교수는 지난달 25일 “4월 중 벚꽃 개화 시기에 청주 또는 체류 지역 내 벚꽃 스폿 방문하여 사진 촬영”이라는 과제를 공지했다. 강 교수는 과제 배경 중 하나로 “공대생의 메말라 비틀어진 감성 향상”이라고 밝혔다. 과제 공지에 따르면, 학생들은 벚꽃이 시들기 전 사진을 제출해야 하고, 교내나 집 근처가 아닌 다른 장소의 벚꽃을 촬영해야 한다.
이는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이후 다른 소셜미디어로 확산하며 주목받았다. 네티즌들은 “이런 교수님들이 계셔야 제대로 대학 생활을 즐길 수 있다”, “한 번쯤은 이런 과제를 해도 인생이 망하지 않는다는 걸 잘 가르쳐주고 계신다”,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인데 낭만 있다” 등 반응을 보였다.
과제가 많은 관심을 받게 되자 강 교수는 소셜미디어 댓글을 통해 “활기차야 할 대학생들이 취업과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봄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과제를 내봤다”고 밝혔다. 이어 “대내외적으로 기업도 어렵고 채용도 줄어들고 하는 중에 스펙 쌓기, 도서관에서 공부만 하기보다 하루 시간 내서 여유를 가지는 것도 리프레시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강 교수의 ‘벚꽃 촬영’ 과제는 2021년부터 시작됐다. 강 교수는 조선닷컴에 “2021년 충북대 임용 후부터 과제를 내고 있다”며 “학생들이 멋있는 포즈로 단체 사진을 보낼 때도 있고, 독사진을 멋지게 찍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엔 역동적인 사진도 많이 보내주더라”고 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6년간 과제를 제출하지 않은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그는 “미제출자가 한 명도 없었다”며 “과제 평가는 제출, 미제출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과제를 제출하다 보니 가장 멋진 사진을 제출한 학생 또는 단체 사진 구성원에게 커피 쿠폰 등 조그만 선물을 주려고도 생각 중”이라고 했다.
다만 이 과제가 주목받으면서 ‘과제로 수업을 대체하는 등 수업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일부 우려가 있는 것처럼 과제로 수업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니 걱정 안 하셔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혼자 또는 소중한 누군가와 하루를 추억할 수 있도록 과제를 내게 됐다”며 “나중에 사진첩을 들여다보다 20대의 즐거운 한때를 보면서 추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들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주변도 바라봐 주시고 올해 행복한 일들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