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1마리가 대전 도심을 배회하는 모습. /뉴스1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수컷 늑대 한 마리가 탈출해 소방 당국과 경찰이 10시간 넘게 수색 작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동물 단체들은 일제히 생포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8일 대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쯤 대전 중구 사정동 오월드 동물원에서 수컷 늑대 한 마리가 탈출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탈출한 늑대의 이름은 ‘늑구(2024년생, 수컷)’로 몸무게는 30㎏ 정도라고 한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금강유역환경청은 ‘생포’를 우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엽사가 동행한 이상 현장 상황에 따라 사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위태로운 국면”이라며 “한 가지 분명히 짚어야 할 사실은 늑구는 이번 사건의 본질적인 피해자라는 점이다. 동물전시시설의 관리 부실과 구조적 결함으로 빚어진 사고의 책임으로 시설에 갇혀 있던 동물의 목숨이 담보가 될지도 모르는 현실은 명백히 부당하다”고 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번 사고가 발생한 곳은 2018년 탈출한 퓨마 ‘뽀롱이’가 사살됐던 바로 그 오월드다. 8년이나 시간이 흘렀음에도 동일한 사고가 발생했다”며 “우리는 늑구가 뽀롱이의 전철을 밟지 않고 무사히 생포되기를 바란다. 늑구의 안전한 구조와 함께, 시대착오적인 동물전시시설의 구조적 한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논의의 계기가 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8일 대전 오월드에서 늑대 1마리가 탈출한 가운데 소방, 경찰, 오월드, 금강유역환경청, 엽사 등이 수색 및 포획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동물단체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2인 1조 원칙만 잘 지키면 막을 수 있는 사고지만 동물원에서는 그 간단한 것을 지키지 않아서 늘 사고가 난다”며 “기본적인 동물 돌봄도 못하면서 번지르르한 거짓말만 늘어놓는 동물원들은 운영 주체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겁에 질린 채 헤매고 있을 늑대가 너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도 “늑대의 무사 송환을 요구한다. 뽀롱이와 같은 사살 사태는 일어나선 안 된다”며 “시민들의 안전과 늑대의 안전을 위해 최선의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더불어 대전시는 이번 늑대 탈출 사건을 엄중히 받아들여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경찰과 소방 당국은 해가 지면서 야간 수색에 돌입했다. 경찰과 소방, 엽사 등이 한 조를 이뤄 늑대가 은신할 만한 인근 숲을 집중 수색한다. 엽사가 동행하지만 늑대에게 마취총을 쏴 생포하는 것을 목표로 할 방침이다. 또 수컷 늑대를 유인하기 위해 암컷 늑대도 동물원 특정 구역에 묶어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