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일 김병기(무소속·서울 동작갑) 의원과 그의 차남(33)을 소환해 조사했다. 김 의원은 ‘불법 선거 자금 수수’ 등 13가지 비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지 반년이 넘도록 이렇다 할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부자(父子)를 같은 날에 불러 조사한 것이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김 의원 차남 김모 씨를, 오후에는 김 의원을 각각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김 의원은 차남의 숭실대 편입, 취업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업무방해 혐의) 등을 받는다. 김 의원의 경찰 출석 조사는 이번이 다섯 번째고 차남은 세 번째다. 차남의 변호인은 이날 “아버지와 아들을 같이 조사하는 게 어디 있느냐”고 했다.
김 의원 차남은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2023년 3월 숭실대 혁신경영학과에 편입했다. 편입 요건인 ‘중소기업 10개월 재직’을 맞추기 위해 교통 신호·통신 관련 중소기업인 A사에 입사해 근무했다. 차남은 졸업 후엔 가상 자산 거래소 ‘빗썸’에 취업했다.
김 의원실 전직 보좌진들은 최근 경찰 조사에서 김 의원 차남이 숭실대 편입 요건을 맞추기 위해 A사에 ‘위장 취업’을 했다고 주장했다. 차남이 입사 후 정상적으로 출근하지 않았고, 별다른 업무도 맡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차남은 경찰에 “A사에서 영어 문서 번역 작업을 도맡아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김 의원이 차남 이력서를 들고 다니며 기업 관계자들에게 “아들을 채용해 달라”는 취지로 요청했고, 이 과정에서 빗썸 경영진과 여러 차례 만났다는 의혹을 집중 조사했다. 김 의원은 “모든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