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상에서 울산 비축유 90만 배럴이 북한으로 유입됐다는 의혹이 확산하자, 정부가 “가짜 뉴스”라며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보도 참고자료를 배포하고 최근 유튜브와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확산한 ‘울산 비축유 북한 유입설’을 직접 반박했다.
‘울산 비축유 북한 유입설’은 울산 석유비축기지에 보관돼 있던 원유 90만 배럴이 중국 등 제3국을 거쳐 북한으로 유입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해외 기업 A사가 울산 석유비축기지에 보관 중이던 90만 배럴 규모의 국제 공동비축 원유를 해외로 판매한 사실이 확인됐는데, 일부 유튜버와 네티즌이 이 물량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런 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며 “가짜 뉴스로 정부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국민을 혼란시키는 행위인 만큼, 정부는 모든 조치를 활용해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3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원유 우선권 행사를 잘못해서 베트남이 90만 배럴을 사 간 것인데, 북한으로 갔다고 악의적 헛소문을 퍼뜨리더라”며 “신속하게 수사해 누가 그런 짓을 하는지 밝혀 다시는 이런 짓을 못 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명백한 가짜 뉴스로, 정부의 신뢰를 훼손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패가망신’이라는 단어를 거론하며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패가망신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법적·정치적 책임을 반드시 지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형사 고발을 포함한 모든 법적 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법이 허락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끝까지 추적하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중동 위기라는 국가적 긴장 상황을 틈타 음모론으로 조회 수를 올리고 뉴스 장사를 하는 자들이 있다”며 “국가 에너지 안보를 소재로 한 의도적 선동이자 국가 신뢰를 무너뜨리는 명백한 중대 범죄”라고 했다.
국제 공동비축 사업은 산유국 등 해외 기업의 석유를 석유공사의 유휴 비축시설에 보관해 주고 임대료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 모델로, 수급 위기 발생 시 우리 정부가 해당 물량을 먼저 살 수 있는 우선 구매권을 갖는다. 이처럼 국제 공동비축 원유는 국내 석유 수급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수행하는데, 중동 사태 장기화로 원유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90만 배럴이 해외로 판매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우선 구매권을 먼저 행사하지 않은 데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석유공사는 “우선 구매권 행사 이전에 이미 제3자와 매매 계약이 체결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A사는 울산 비축기지에 약 200만 배럴을 반입할 예정이었으며, 지난 8일 해당 물량을 국내 정유사가 구매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 중인 점을 확인해 별도 조치가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다음 날 A사가 해외 정유사에 판매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공사는 우선 구매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재협상을 통해 전체 물량 중 약 110만 배럴은 국내에 공급하고, 나머지 90만 배럴은 해외에 판매하는 방안으로 조정됐다고 석유공사는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석유공사를 상대로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해외 기업 A사가 국제 공동비축 원유 90만 배럴을 해외로 판매하는 과정에서 석유공사가 확보하고 있던 우선 구매권을 즉시 행사하지 않은 경위를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