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의혹 등을 받는 무소속 김병기 의원이 조사를 받기 위해 31일 서울경찰청 마포청사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천 헌금 수수 등 13가지 특혜·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무소속·서울 동작갑) 의원이 31일 경찰에 출석했다. 이번이 네 번째 소환 조사로, 지난 11일 조사 이후 20일 만이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김 의원을 뇌물수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오후 1시 56분쯤 경찰에 출석한 김 의원은 ‘몸은 좀 괜찮아졌냐’는 취재진 물음에 “별로 안 좋다”며 “성실하게 조사받고 무혐의를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조사 때 조서 날인을 안 한 이유가 있냐’는 물음에는 “시간이 없어서… 조서 날인 해야죠”라고 답한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

경찰은 이번 소환 조사에서 공천 헌금 수수 의혹, 차남의 숭실대 편입학·빗썸 취업 개입 의혹, 아내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유용 관련 경찰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 등 김 의원 각종 비위의 사실관계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의 주요 혐의 중 하나는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이다.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총 3000만원을 받았다가 반환했다는 게 골자다. 해당 구의원들은 김 의원 아내 이모씨가 총선 자금으로 돈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씨는 경찰 진술에서 “돈을 요구한 적도, 돌려준 적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차남이 2023년 3월 숭실대 혁신경영학과에 편입학하는 과정에서 보좌진 등을 동원해 당시 숭실대 총장을 만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경찰은 김 의원이 차남의 편입학 조건인 ‘중소기업 10개월 재직’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모 기업 취업에 개입한 정황도 파악하고 수사 중이다.

또한 차남의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취업에 관여하고, 차남의 빗썸 재직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빗썸 경쟁사인 두나무(업비트) 측을 지적한 의혹도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역시 김 의원과 차남은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아내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유용 관련 경찰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 전직 보좌진의 인사 불이익 청탁 의혹 등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뇌물수수 의혹 등을 받는 무소속 김병기 의원이 조사를 받기 위해 31일 서울경찰청 마포청사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번 김 의원 소환 조사는 20일 만에 이뤄졌다. 지난 11일 3차 조사는 김 의원이 허리 통증을 호소해 약 5시간 만에 조서 날인 없이 종료된 바 있다. 이후 김 의원이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고 최근까지 병원에 입원해 있어 소환 일정 조율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경찰의 ‘늑장 수사’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경찰이 집권 여당 ‘실세’의 눈치를 보느라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