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직원들이 구에 보관 중인 종량제봉투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종량제 봉투 제조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사재기’ 조짐이 보이자, 정부가 “전국 평균 3개월 치를 보유 중”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25일 기후부에 따르면 현재 전체 228개 기초지자체 가운데 123곳(54%)이 6개월 치 이상 종량제 봉투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봉투가 부족한 지역이 나오더라도 다른 지자체에서 아직 인쇄하지 않은 봉투를 빌릴 수 있어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게 기후부 설명이다. 기후부는 “종량제 봉투 재고량은 대체로 미인쇄 상태의 롤 형태로, 지방정부 간 공동 사용이 가능하다”며 “중동 전쟁으로 인한 나프타 수급 상황을 엄중히 고려하더라도 종량제 봉투의 안정적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기후부는 재활용 업체들이 종량제 봉투 18억3000만장을 만들 수 있는 재생 원료(PE)를 보유하고 있다고도 부연했다. 2024년 종량제 봉투 판매량이 17억8000만장인 점을 감안하면 재생 원료로만 1년 치 이상 봉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1인당 종량제 봉투 판매 매수를 일정 수 이하로 제한한 데 대해서는 “중동 전쟁에 따른 불안감으로 사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이지, 공급 안정성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도 이날 중동 사태 여파로 쓰레기 종량제 봉투 수급 차질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대통령과 회의하면서 그 현황도 짚었다”며 “현재 쓰레기봉투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오늘 대통령이 (중동 상황이) 장기화했을 때를 대비해야 하니 (수입 원료가 아닌) 재활용 원료를 사용해 쓰레기봉투를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번 종량제 봉투 사재기 조짐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핵심 재료인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벌어졌다. 종량제 봉투는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 또는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등 폴리에틸렌으로 만들어지는데, 이 원료가 나프타에서 나온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나프타로 생산되는 다른 소재 가격도 급등하는 중이다. 최근 한국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가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중동 지역 정세 관련 원료 수급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폴리에틸렌 공급가는 이달 20만원 정도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 공급가는 1톤당 148만원, 저밀도 폴리에틸렌은 163만원,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150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