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관광객이 준비한 ‘팁 꾸러미./온라인 커뮤니티

동남아시아 관광지에서 팁 문화와 관련한 논란이 한국인 여행객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 일부 관광객이 소액의 팁을 관행처럼 주기 시작하면서 현지에서 이를 당연하게 요구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베트남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베트남에서 한국인은 팁 주는 호구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원래 베트남은 한국처럼 팁 문화가 없는 나라인데, 관광지 마사지숍이나 액티비티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팁을 자주 주다 보니 이제는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라고 했다.

베트남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팁 관련 이야기./네이버 카페

게시글에는 베트남 다낭과 나트랑을 다녀온 지인의 경험담도 소개됐다. 이 지인은 마사지와 손톱 관리, 바구니배 체험 등을 마친 뒤 이미 팁이 포함된 가격을 지불했지만 직원이 차를 마시는 동안 옆에서 계속 서성거려 결국 추가로 팁을 주게 됐다고 했다.

이와 관련,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한국 관광객들이 현지에 없던 팁 문화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일부 이용자들은 “호이안에서 저렴한 마사지숍이었는데, 마사지사가 문 앞에서 기다리더라. 결국 팁을 주고 왔다” “식당, 택시, 툭툭 안 줘도 되는 곳에까지 무분별하게 팁을 뿌리고 다녀서 다른 한국인에게도 요구하는 게 다반사가 됐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른바 ‘팁 꾸러미’ 문화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여행객들이 호텔이나 관광지 직원들에게 줄 목적으로 소액의 현금과 작은 선물을 담은 꾸러미를 미리 준비해 사진과 함께 온라인에 공유하면서다.

한 게시글에는 1달러가 들어 있는 팁 꾸러미 수십 개를 찍은 사진과 함께 “호텔 체크아웃할 때마다 이렇게 만들어 두고 나온다. 제발 이상한 선례를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팁 꾸러미에는 “Thank you” 문구와 함께 마스크팩, 사탕, 간식, 한국식 티백, 약과, 모나카, 카라멜 땅콩 등이 담겨 있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네티즌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일부 네티즌은 “불필요한 팁 문화를 만든다” “필리핀에 갔다가 눈치 없이 팁 안 줬다고 봉변당한 적 있다” “바구니배 타고 내리려는데 다른 팀이 다 팁을 주더라. 민망해서 저도 꺼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고마움을 표현하는 개인의 선택일 뿐” “관광객 대상으로 하는 마사지숍은 그냥 5만동 정도 주는 게 마음 편하더라” “본인이 서비스에 만족했으면 주면 된다. 본인의 선택”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 대부분 국가에서 팁이 일반적인 사회 관행으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관광지의 마사지숍이나 액티비티 등 일부 서비스 업종에서 소액의 팁이 오가는 경우는 있지만 이를 보편적인 문화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관광업계 관계자는 팁을 주지 않았다고 문제가 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팁을 줄 경우 일부 관광지에서는 관행처럼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