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헌금 수수 등 13개 특혜·비위 혐의를 받는 김병기(무소속·서울 동작갑) 의원이 27일 경찰에 2차 출석했다. 전날 14시간이 넘는 경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연이틀째 이뤄지는 소환 조사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김 의원을 뇌물 수수, 직권남용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오전 9시 55분쯤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도착한 김 의원은 전날과 같은 검은색 양복에 로만 칼라(성직자 예복) 스타일의 셔츠를 입었다.
김 의원은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계속 성실히 조사받겠다”며 “조사가 끝난 다음에 기회가 되면 따로 말씀드릴 자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늘 조사에서 어떤 점을 소명할 계획이냐’ 등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전날 조사에서 김 의원 차남의 숭실대 특혜 편입 및 중견기업·빗썸 취업 청탁 의혹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이 당시 숭실대를 직접 찾아 총장과 보직 교수들을 만나고 기업 관계자들을 접촉하는 등의 정황이 드러나 혐의점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다만 김 의원은 해당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첫 경찰 출석길에서도 자신의 의혹들을 “음해”라고 주장했다. 지난 25일 소환 조사를 받은 김 의원 차남 측 역시 편입·취업 과정에서 특혜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김 의원 핵심 의혹 중 하나인 공천 헌금 수수 혐의 입증에 나설 전망이다. 이는 2020년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김 의원 측이 당시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총 3000만원을 건네받았다가 수개월 뒤 돌려줬다는 내용이다. 이때 오간 금품의 성격에 따라 김 의원에 대한 뇌물죄 적용 여부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전직 구의원들은 앞선 경찰 조사에서 “공천 헌금이 아닌 총선 지원 자금”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품이 오갔다는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부인한 것이다. 이들에게 돈을 요구해 받았다고 지목된 김 의원 아내 이모씨는 “돈을 받은 적도, 돌려준 적도 없다”며 “당시 남편 선거 자금이 부족한 상황도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 의혹이 방대한 만큼 경찰은 이틀간의 소환 조사 이후 추가 소환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