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등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공범죄수사대에서 열린 피의자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공천 헌금 수수 등 13가지 비위 혐의를 받는 김병기(무소속·서울 동작갑) 의원이 26일 경찰에 출석했다. 작년 9월 차남의 숭실대 편입 특혜 의혹을 계기로 논란이 잇따라 불거지기 시작한 지 5개월 만에 첫 경찰 대면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경찰은 27일에도 김 의원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8시 57분 검은색 양복에 로만 칼라(성직자 예복) 스타일의 셔츠를 입고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도착했다. 지난달 5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결백을 주장할 때와 비슷한 차림새였다. 그는 “이런 일로 뵙게 돼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성실하게 조사 받아서 제기된 모든 의혹과 음해를 말끔하게 해소하고 반드시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간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음해’로 규정한 것이다.

김 의원은 “차남 집에 있던 금고에 뭐가 들었냐”는 질문에는 “금고가 없다”고 했다. 경찰은 앞서 김 의원의 전직 보좌관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의원 부부가 개인 금고를 사용하고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었다. 경찰은 이 금고에 김 의원 부부 관련 의혹을 입증할 단서나 증거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의 13가지 혐의 중 핵심은 공천 헌금 수수 혐의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동작구의원 2명에게 총 3000만원을 건네받았다가 돌려줬다는 내용이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강선우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공천 헌금을 주고받은 사실을 강 의원에게 듣고도 묵인했다는 의혹도 있다. 당시 김 의원은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다. 차남의 숭실대 편입과 중견기업·빗썸 취업에 개입하고, 아내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유용 관련 수사를 무마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제기된 의혹 하나라도 법적 책임이 있을 경우 정치를 그만두겠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이날 조사에서도 그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의원이 민주당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거나 탈당을 한 이후에야 강제 수사에 나서 ‘권력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경찰은 ‘차남 취업 청탁 의혹’이 불거진 지 약 5개월이 지난 24일에야 김 의원 차남이 일한 가상 자산 거래소인 빗썸 본사 사무실 등 2곳을 압수 수색해 늑장 수사란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