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에 참전했던 90대 국가유공자가 어린이들을 위한 장학금 5000만원을 기부한 뒤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5일 부산 해운대구에 따르면 월남전 참전 국가유공자 이공휘(91) 어르신은 지난달 23일 해운대구청을 직접 찾아 장학금 5000만원을 전달했다. 어르신은 기부 일주일 뒤인 이달 1일 세상을 떠났다. 간암으로 두 달 넘게 병상에 누워 투병 생활을 하던 중 기부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6·25전쟁 발발로 학업을 중단한 뒤 직업군인의 길을 택했다. 1970년 월남전이 격화되던 시기에는 맹호부대 소속으로 참전했다. 무사히 귀국했지만 이후 고엽제 후유증으로 40대 초반부터 오랜 기간 병마와 싸워야 했다. 그럼에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자녀들을 키워냈다고 한다.
평소 근검절약을 몸소 실천해 온 고인은 “가난으로 공부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을 돕고 싶다”는 뜻을 수십 년간 주변에 밝혀왔다. 이를 위해 장기간 장학금을 모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고인께서 기부 당일 직접 구청을 찾아 장학금을 전달했는데, 가족들에 따르면 오랜만에 밝은 표정에 생기 어린 모습이었고 ‘평생 소망을 이뤄 행복하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해운대구는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장학금 5000만원을 지역 청소년 100명에게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