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전경./ 뉴스1

미등록 체류 외국인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사업주의 사전 동의 없이 현장에 진입해 단속한 것은 인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창호)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달 5일 단속 절차를 위반한 울산 소재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소장에게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한 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외국인을 고용한 공장주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현장 단속을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공장에서 일하던 미등록 체류 외국인들이 단속반원을 피해 도망치다 부상을 입었다.

이 중 임신 6주차였던 A씨는 발을 헛디뎌 넘어졌고 이후 유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단속반원에게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보여주고도 긴급 구호 조치를 받지 못한 채 단속차량에 격리됐고, 이후 강제 추방됐다고 주장했다.

피진정기관인 출입국사무소 측은 A씨 등 노동자들이 도망치다 넘어져 부상을 입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출입국사무소의 단속 절차가 적법하지 않다고 봤다. 단속반원이 체류 외국인의 적법성을 조사할 때 사업주 등 관계자에게 소속·성명·조사 목적을 밝힌 뒤 사전 동의를 받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인권위는 A씨와 관련해 단속반원이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A씨가 치료받을 수 있게 했고, 그가 귀국을 희망하는 자필진술서를 작성한 사실 등을 고려해 인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