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원 공천 헌금' 의혹을 받고 있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왼쪽)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 /뉴스1

경찰이 ‘공천 헌금 1억원’ 사건과 관련해 강선우(서울 강서갑)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이 사건 핵심 피의자인 강 의원 지역구 사무국장 남모씨의 경력을 잘못 기재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남씨는 김경씨가 2022년 1월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강 의원에게 시의원 공천 대가로 1억원을 건넬 때 동석한 인물이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대장 박삼현)는 지난 5일 검찰에 강·김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남씨와 관련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신기남 당시 민주당 의원의 보좌진으로 활동하다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는 한정애 민주당 의원의 보좌진으로 활동했다. 이후 자리를 옮겨 2020년 8월부터 2022년 9월까지 강선우 의원의 지역구 보좌관으로 근무했다”고 적시했다.

그런데 신 전 의원과 한 의원실 관계자는 모두 “남씨는 우리 의원실에서 근무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남씨는 2012~2016년 민주당 소속이었던 전병헌 당시 의원의 비서관으로 일했다고 한다. 남씨는 2018년엔 노웅래 당시 민주당 의원의 비서관으로 근무했다.

남씨는 김병기(서울 동작갑) 의원실에서도 근무한 이력이 있다. 동작갑 현역이었던 전병헌 의원실에서 근무하던 남씨가 2016년 20대 총선 때 이 선거구에서 김병기 의원이 당선되자 김 의원실로 옮겼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찰은 강선우·김경 두 사람 구속영장 신청서에서 남씨의 김 의원실 근무 경력은 적시하지 않았다. 강 의원과 김씨 간에 공천 헌금이 오간 사실은 지난해 12월 말 김 의원이 강 의원과 2022년 4월 나눈 관련 대화 녹음이 방송을 통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더욱이 강선우·김경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불법 선거 자금 수수, 보좌관 갑질 혐의 등으로 김 의원도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강서구의 정치 지형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다른 의원실 보좌진의 이력과 남씨의 이력이 섞이며 잘못 기재됐다”며 “단순 착오일 뿐 범죄 사실과 관련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남씨는 강 의원에게 김경씨를 소개하고 두 사람 사이에서 공천 헌금 문제를 논의하는 등 이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데 수사 당국이 피의자에 대한 배경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지적과 함께 “고의든 실수든 경찰의 수사 역량에 의문을 들게 한다”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