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9일 서울 마포구 마포365구민센터에서 중장년층을 위한 셔플댄스 강의에서 회원들이 춤을 배우고 있다. / 고운호 기자

“원, 업(위로). 투, 업!”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의 마포365구민센터 다목적실에서 50·60대 수강생 30여 명이 리듬에 맞춰 양쪽 다리를 앞뒤로 교차했다. 이들이 추는 춤은 중장년층이 흔히 배우는 줌바 댄스나 에어로빅이 아닌, 2010년대 초 전 세계 10·20대에 인기를 끌었던 ‘셔플 댄스’였다. 전자 음악 리듬에 맞춰 바닥을 쓸듯 양쪽 발을 앞뒤로 움직이는 춤이다. 직장인 최상옥(50)씨는 “요즘 우리 또래 사이에선 가장 핫한 취미 생활 중 하나”라고 했다.

한때 전국의 클럽 무대를 장악했던 셔플 댄스가 시니어들의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 잡고 있다. 화려한 춤 동작에 익숙한 젊은 층에 셔플 댄스는 한물간 유행이다. 그러나 상체 움직임이 과하지 않고 몇 가지 발 동작만 배우면 쉽게 출 수 있어 중장년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에 ‘셔플 댄스 모임’을 검색했더니 전국 곳곳의 시니어 셔플 댄스 동호회를 운영한다는 글이 600여 개 나왔다. 한 단체 채팅방에선 ‘예순 넘어도 배울 수 있다길래 가입합니다’ ‘쉰 평생 춤 한번 춰본 적 없습니다’는 글이 올라왔다.

전국 백화점 문화센터와 기초 단체도 잇따라 ‘시니어 셔플 댄스’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접수 시작과 동시에 마감돼 오픈 런(접수 시작 전 대기)을 해야 할 정도다. 마포365구민센터 관계자는 “매달 신청 사이트를 열자마자 정원이 마감돼서 ‘빈자리 없냐’는 문의가 자주 들어온다”고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국 지자체 센터·복지관에선 라인 댄스(여러 사람이 줄지어 추는 춤) 강좌가 인기였다. 하지만 강사 움직임을 따라 춤을 추다가 한 명이 실수하면 중단되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을 호소하는 수강생이 많았다고 한다. 수강생들은 “셔플 댄스는 기본 동작 두세 개만 외우면 댄스곡 하나를 거뜬히 소화하고, 본인 템포에 맞춰 출 수 있어 부담이 적다”고 했다.

셔플댄스는 시니어 세대가 청년이던 1990년대 춤과 비슷해 이들의 추억을 자극하기도 한다. 주부 서선정(58)씨는 “셔플 댄스를 보면 원조 댄싱 퀸인 가수 김완선의 ‘토끼춤’이 생각난다”며 “예전의 추억이 떠올라 즐겁다”고 했다.

전용관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는 “하체를 많이 사용하는 셔플 댄스는 시니어들의 고관절을 풀어주는 데 효과적”이라며 “여러 명이 같은 춤을 추면 공감을 담당하는 신경 세포도 자극돼 정신 건강에도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