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전남 해남군 해남읍 광주지법 해남지원 법정 앞에서 보험금을 노려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았던 고(故) 장동오 씨의 유족이 재심 무죄 선고 뒤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화물차에 태우고 저수지로 돌진해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남편이 사망 후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성흠)는 1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뒤 옥중에서 사망한 고(故) 장모(사망 당시 66세)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장씨는 2003년 7월 9일 전남 진도군 의신면의 한 교차로에서 화물차를 몰다 저수지로 추락시킨 뒤 홀로 빠져나와 조수석에 탑승한 아내(당시 45세)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05년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검찰은 장씨가 8억8000만원 상당의 보험금 때문에 고의 사고를 냈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장씨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졸음운전에 의한 사고였고 일부 보험은 아내가 직접 지인과 상담해 가입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장씨의 화물차 등 핵심 증거들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지 않고 수집돼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고의에 의한 교통사고라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자가 다수의 보험에 가입한 사정으로도 공소사실 증명이 어렵다”고 판시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장씨는 고의 사고를 내려고 화물차를 왼쪽으로 조작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직선으로 달려도 사고가 날 수 있다고 봤다.

또 피해자의 혈액에서 의심스러운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던 감정 결과 등을 근거로 수면제를 범행 도구로 썼다는 검찰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범행 동기로 지목된 보험금에 대해선 “피해자가 자신의 주도로 가입한 보험의 수익자를 피고인으로 지정하기도 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고 보험금을 탈 목적이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피보험자를 피고인으로 한 보험에 가입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장씨는 2024년 1월 대법원 재심 결정 이후인 같은 해 4월 무기수 복역 중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이 사건 재심은 장씨의 사망 후 ‘궐석 재판’으로 진행됐다.

장씨 측 변호를 맡은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당시 경찰과 검사, 국과수 감정인, 판사들의 책임이 모두 더해진 안타까운 사건”이라며 “경찰과 검찰은 지금이라도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