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대학교 내 서점들이 최근 몇 년간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 책을 읽는 사람이 급감해 동네 서점들이 고사(枯死) 위기에 내몰린 지는 어제오늘이 아니다. 이런 와중에도 대학 캠퍼스에 입주한 서점은 비교적 큰 문제가 없었다. 전공 서적 등 수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학생들이 갈수록 종이책 대신 전자책(이북)을 택하고 있다. 또 대학 주변에 전공 서적을 이미지 파일로 변환해 주는 ‘스캔 가게’도 늘면서 교내 서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본지가 서울 지역 대학 10곳의 서점 운영 현황을 살펴봤더니, 5곳의 서점이 최근 3년 새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3년 8월 서강대를 시작으로 중앙대(2023년 10월), 성균관대(2024~2025년), 한국외국어대·한양대(작년 6월) 교내 서점이 폐업했다.
몇 년 전만 해도 학기 초 대학 캠퍼스 내 서점 앞에는 전공 서적을 사려는 학생들이 줄을 섰다. 그러나 이제는 “전공책 사러 옆 대학교까지 원정을 가야 한다”는 말이 대학생들 사이에서 나온다. “내일 수업인데 교내 서점이 갑자기 문을 닫아 큰일이다” “교재를 어디서 사야 하느냐”는 글이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자주 올라온다.
교내 서점은 서점 주인이 학교와 일정 기간 계약을 맺은 뒤 학생회관 등에서 자유롭게 운영한다. 그러나 최근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계약을 연장하지 않거나 계약 만료 전에 자리를 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서울의 한 대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전공책을 구매하게 할 수 있게 다시 입주할 서점을 물색하고 있지만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대의 종이책 독서율은 2019년 70.4%에서 4년 만에 47.4%로 줄었다. 반면 전자책 독서율은 39%에서 58.3%로 올랐다. 젊은이들이 종이책보다 저렴하고 휴대하기도 편한 전자책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20대의 종이책 구입량도 같은 기간 3.1권에서 1.5권으로 떨어졌다. 반면 전자책 구입량은 2.2권에서 4.1권으로 올랐다.
성균관대 수원 자연과학 캠퍼스에서는 2024년 가을학기부터 매 학기 초 2주 내외로 ‘전공책 팝업스토어’가 열리고 있다. 그해 상반기에 폐점한 교내 서점을 대신해 학생들의 수업 교재 구매를 지원하기 위해 학교가 열고 있다. 작년 상반기에 교내 서점이 문을 닫은 한국외대도 작년 가을학기부터 한 달간 학기 초반에 임시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