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문./ 뉴스1

서울대가 2026학년도 학부·대학원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서울대가 마지막으로 등록금을 인상한 건 18년 전인 2008년이다.

서울대의 등록금 동결은 지난달 29일 열린 서울대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됐다. 서울대 등록금심의위는 학생 대표와 교수, 외부 전문가 등 9명으로 구성된다. 서울대는 지난 2008년 등록금을 평균 6.2% 인상했다. 법인화 직후인 2012년엔 학부 등록금을 5% 인하했고 이후에도 수차례 인하·동결을 반복해왔다.

본지가 입수한 서울대 등록금심의위 회의록을 보면 학교 측이 “작년보다 정부 출연금을 더 많이 확보했다”며 먼저 등록금 동결을 제안했다. 학생 대표도 “등록금 동결에 전반적으로 동감한다”고 했다.

다만 등록금심의위에서 일부 위원은 내년(2027학년도) 등록금과 관련해 “다른 국립대의 등록금 인상 추세 등을 고려했을 때 서울대도 등록금 인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들은 “외국인 학생의 차등 등록금 정책을 단계적으로 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이에 학교 측은 “2026년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다음 해에는 이번(동결)과 다른 제안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 ‘국가장학금 2유형’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등록금 동결을 유도해왔다. 국가장학금은 가구 소득에 따라 학생에게 직접 지급하는 1유형과 대학을 통해 학생에게 주는 2유형으로 나뉜다. 그러나 대학들이 재정난으로 경쟁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자 정부는 작년 말 ‘국가장학금 2유형’을 폐지하기로 했다. 국가장학금 2유형과 등록금이 연계되지 않으면 대학은 정부 눈치를 보지 않고 자체 결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등록금 인상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실제로 재정난을 겪는 일부 사립대는 등록금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도 유명 교수들이 재정 지원을 약속한 해외 대학으로 잇따라 옮기면서 대학 재정 확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인문대 교수는 “성과가 탁월한 교수들을 붙잡아두려면 대학이 재정 자율성을 갖고 혁신 사업을 늘려가야 한다”며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고 정부 출연금에만 의존하다 보면 글로벌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 공대 교수는 “서울대 등록금이 20년 가까이 동결돼 재정 상황이 열악해진 만큼 인상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