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을 주고 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 문항 등을 부정하게 거래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타 강사’ 현우진(38)이 “수능 문제를 유출하거나 거래한 사실은 없다”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현우진은 31일 메가스터디 홈페이지를 통해 “수능 문제를 유출해 거래한 것처럼 보도하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현직 교사 신분의 EBS 저자와 문항 거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현우진은 “문항 공모, 외부 업체를 포함해 다양한 문항 수급 채널 중 하나였을 뿐”이라며 “교사라는 이유로 프리미엄을 지급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이어 “문항을 제공한 교사들은 이미 시중 교재 집필 이력이 활발한 분들이었고, 오롯이 문항의 완성도를 기준으로 평가해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직 교사와의 문항 거래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 “독점 계약이 아니었고, 해당 교사들은 이미 EBS와 시중 출판, 교과서 집필 등에 활발히 참여하던 인물들이었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보수를 지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사들로부터 이와 관련해 문제 제기를 받은 적도 없었고, 동일한 기준 아래 문항 확보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된 ‘사교육 카르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현우진은 “카르텔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인원이 적다”며 “현직 교사 3인을 두고 학연·지연에 기반한 카르텔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 이어 “문항 수급을 위해 무리한 절차를 밟은 적도 없다”고 했다.
공교육 교사가 문항을 공급함으로써 특정 학생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간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메가스터디는 전국 단위 수험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을 하는 곳으로, 회원 가입만 하면 누구나 교재를 구매할 수 있다”며 “킬링캠프 모의고사 역시 강의 구매 없이 온라인으로 구매 가능했고 외부 판매도 진행돼 특정 집단에만 제공된 자료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30일 ‘일타강사’ 현우진과 조정식(43)을 현직 교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뒤 문항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 등)로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는 현우진이 2020~2023년 현직 교사 3명에게 문항을 만들어 달라며 약 4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정식도 같은 기간 현직 교사 등에게 약 8000만원을 건네 문항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조정식에게는 EBS 교재 발간 전 문항을 미리 제공받으려 한 혐의(배임 교사)도 적용됐다. 검찰은 서울 강남 대형 입시학원인 시대인재와 강남대성도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교사는 직무와 관련 없이 한 사람에게 1회 100만원, 연간 300만원 이상 받으면 청탁금지법 위반이 적용되며, 교사에게 이같이 금품을 준 사람도 마찬가지다.
현우진은 미국 스탠퍼드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2010년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문·이과 통합 기준 최다 온라인 수강생을 보유한 대표적인 일타 강사로, 연봉이 수백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정식은 메가스터디 소속 영어 강사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 출연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