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과 강원 일대에 갑작스레 눈이 쏟아지며 퇴근길 시민들의 발길이 묶였다. 기상청은 5일까지 강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내일 출근길이 더 험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시내는 퇴근 시간대 눈이 급격히 쌓이면서 곳곳에서 차량 흐름이 크게 느려졌다. 버스는 예정 시각을 넘겨도 도착하지 않았고, 언덕길과 골목길에서는 차량들이 미끄러져 헛바퀴를 돌았다. 이날 오후 6시 30분 남대문세무서 앞 버스정류장에는 승객 40~50명이 몰렸다. 을지로에서 종로로 향하는 직장인 김모(30)씨는 “‘2분 후 도착’ 안내가 계속 떠도 버스가 오지 않는다”며 불편을 토로했다. 명동·종로 일대에서는 첫눈을 찍는 관광객과 귀가를 서두르는 시민이 뒤섞이며 혼잡이 빚어졌고, 종로3가의 15도 경사 주차장에선 승용차 한 대가 눈길에 미끄러지며 제자리만 맴돌았다.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20분 기준 서울 전체 평균 차량 속도는 시속 9㎞, 도심은 7.3㎞에 그쳤다. 서울시는 북부간선도로 양방향과 강변북로 일부 구간을 통제했고, 내부순환로는 전 구간 진입을 막았다. 삼청터널·인왕산길·남산길 등 8곳도 미끄럼 사고 우려로 봉쇄됐다. 시는 “인력 5052명과 제설장비 1145대를 투입해 제설·살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눈이 굵어진 오후 6시 이후 서울 도심 내 주요 환승역은 빠르게 혼잡해졌다. 시청역에서 만난 직장인 신유라(29)씨는 “지하철이 평소보다 붐벼 이동에 시간이 더 걸린다”고 했다.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전광판에는 20~30분씩 지연된 버스 노선이 여러 개 표시되고 있었다.
홍대입구 일대에서는 제설이 늦어 차량들이 언덕길에서 잇따라 미끄러지는 모습이 보였다. 라이더 박성호(28)씨는 오토바이를 끌고 올라가며 “브레이크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근 분식집 업주 장모(45)씨는 “배달 기사들이 이동이 어렵다고 알려와 주문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오후 7시 30분쯤 공덕역 6번 출구~효창공원 방면 백범로는 오르막 구간에 쌓인 눈으로 100여m 구간에서 정체가 이어졌다. 시민들이 차량을 밀다 넘어지는 모습도 목격됐다. 만리재고개 역시 차량이 속도를 내지 못해 정체가 지속됐다. 반면 공덕역 아파트 인근에서는 아이들이 썰매를 끌고 나와 눈사람을 만드는 등 대비되는 풍경도 연출됐다. 고령층은 빙판길을 피해 지팡이에 의지하며 천천히 이동했다.
여의도역 일대도 퇴근 인파로 혼잡했다. 바람이 강해 시민들은 역 내부로 서둘러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환경미화원 정삼인(60)씨는 “도로 곳곳이 미끄러워 작업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오후 9시 이후 차도는 대부분 녹았지만, 인도는 염화칼슘과 흙이 뒤섞여 여전히 미끄러운 상태였다.
강남권에서도 혼선은 이어졌다. 오후 8시 20분쯤 반포역 4번 출구 앞 사거리에서는 차량이 꼼짝 못한 채 거북이걸음을 했다. 쇼핑을 마친 김모(55)씨는 “이 정도면 내일 아침이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고속터미널역 앞 가판대 상인은 “염화칼슘을 제때 뿌리지 않아 도로가 얼기 시작했다”고 했다.
행정안전부는 수도권 4개 시도에 대설 특보가 발령되자 오후 6시부로 대설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했다. 시간당 5㎝ 이상 눈이 내릴 때 발송되는 ‘대설 재난문자’도 수도권 전역에 전송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낮은 기온으로 눈이 녹지 않아 살얼음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대중교통 이용을 권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