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검 검경 합동수사단(합수단)에 파견된 백해룡 경정이 마약 수사 은폐·축소 의혹을 밝혀내겠다며 검찰을 압수수색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백 경정은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으로 있던 2023년 9월 검거한 말레이시아인 운반책들의 범죄 혐의를 검찰이 알고도 수사하지 않고 덮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백 경정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검찰이 ‘마약 게이트’ 사건을 덮은 사실을 입증할 수사 기록을 확보하기 위해 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인천지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백 경정은 “검찰이 (내가 신청한) 영장을 법원에 청구하지 않는다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가는 방법을 생각해볼 것”이라고 했다. 백 경정이 신청한 영장을 검찰이 반려할 경우, 공수처에 합수단 검사들을 고발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법조계에서는 “어떤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예고’하느냐” “수사보다 ‘검찰이 수사를 방해한다’는 여론 조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백 경정은 임은정 동부지검장이 자신이 이끄는 경찰 수사팀(일명 ‘백해룡팀’)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영등포서 형사과장 재직 시절 수사 기록을 열람하게 해달라는 요청도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동부지검 관계자는 “백 경정이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하면서 경찰·관세청 간부들을 공수처에 고발한 만큼, 그가 스스로 과거 문제를 수사하면 이해 충돌 문제가 있어 수사 기록 열람을 제한한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임 지검장은 지난 28일 검찰 내부망에 해병 특검 수사 결과 보고서와 함께 ‘양심, 정의, 한 사람의 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검찰 내부에서는 순직 해병대원 수사를 맡았던 박정훈 대령을 치켜세운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임 지검장과 박 대령은 작년 12월 한 시민단체가 백 경정에게 상을 주는 행사에 함께 참석했었지만, 이날 임 지검장은 백 경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백 경정이 지난 10월 “합동 수사팀은 불법 단체”라고 했을 때에도 임 지검장은 소셜미디어에 “합동 수사팀원들이 대견하다 못해 존경스럽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