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국무총리(왼쪽)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 1심 선고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뉴스1

민주당의 공직선거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신속 처리 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국회 내 폭력 사태로 기소된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에 대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한 것과 관련해 검찰이 27일 항소를 포기했다. 이날은 이 사건 항소 기한(선고일로부터 7일 이내) 마지막 날이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수사·공판팀 및 대검찰청과 심도 있는 검토와 논의를 거쳐 피고인들 전원에 대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앞서 지난 20일 1심 재판을 맡은 서울남부지법은 나경원 의원, 송언석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현역 의원 6명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다만 형량이 의원직 상실형(국회법 위반 500만원, 일반 형사 사건 금고형 이상)에 못 미쳐 의원직은 유지하게 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월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현 자유와혁신 대표)에게는 징역 1년6개월, 나 의원에게는 징역 2년을 구형했었다.

이 사건은 2019년 4월 민주당이 공수처 신설을 위해 정의당 등 친민주당 성향의 군소 정당이 원하는 선거법 개정(연동형 비례대표제)에 합의하고 밀어붙이자, 당시 야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이 이를 막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이에 대해 남부지검은 “범행 전반에 대해 유죄가 선고됐고 피고인들의 범행 동기가 사적 이익 추구에 있지는 않았다”며 “또 (재판이) 6년 가까이 장기화돼 분쟁을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했다.

남부지검은 “법원이 명시한 것처럼 피고인들의 범행은 폭력 등 불법적인 수단으로 입법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로서 그 자체로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고 죄책이 가볍지 않았다”며 “검찰의 구형 대비 기준에 미치지 못한 형이 선고된 것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고도 했다.

검찰 안팎에선 “이달 초 검찰이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2심을 앞두고 항소를 포기한 것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된 대장동 사건의 항소는 포기하고 이번 사건만 항소를 제기했을 때 진영에 따라 판단을 달리한다는 거센 비판을 받을 것을 우려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