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등 267명을 태우고 여객선이 좌초한 사건을 수사 중인 해경이 일등항해사가 무인도를 들이받기 13초 전에서야 섬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했다.
목포해양경찰서는 21일 “퀸제누비아2호 항해 데이터 기록 장치(VDR) 분석 결과 일등항해사는 좌초 약 13초 전 전방에 섬을 인지하고 조타수에게 타각 변경을 지시하는 음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퀸제누비아2호는 지난 19일 오후 4시 45분쯤 제주에서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267명을 태우고 목포를 향해 출항해 오후 8시 17분쯤 장산도 인근 무인도(족도)에서 좌초했다.
해경에 따르면 사고 당시 근무 중이던 일등항해사 A(40대)씨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B(40대)씨는 자동 항법 장치를 족도 쪽으로 설정하고 운항하다 사고를 냈다.
원칙대로라면 여객선이 족도에 도달하기 전 자동 항법 장치를 끄고 수동으로 방향을 바꿔야 했다. 해경 관계자는 “항해사가 족도 남쪽 1.6㎞쯤에서 수동 항해로 키를 90도 정도 동쪽으로 틀어서 방향을 전환하는 ‘변침’을 해야 했는데, 이를 그냥 지나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수사 결과 일등항해사 A(40대)씨는 휴대전화를 보며 딴짓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해경 조사 초기에 “충돌을 피하려고 조타기를 돌렸는데, 말을 듣지 않아서 변침이 늦어진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해경의 이어진 추궁에 “휴대전화로 뉴스를 보다가 수동 운항을 하지 못했다”고 실토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B(40대)씨는 “사고 당시 조타기 앞에 있었다. 전방 견시는 1등 항해사의 업무이고, 지시를 받았을 때에는 섬이 눈앞에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이날 A씨와 B씨에 대해 중과실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 등은 수동으로 항해해야 하는 ‘협수로’ 구간에서 자동 항법 장치에 의존한 채 배를 몰아 여객선이 섬에 충돌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퀸제누비아2호가 무인도에 충돌할 때까지 사고 위험을 감지하지 못한 목포 광역 해상 교통관제센터(VTS)에 대한 수사도 착수했다. 김성윤 목포 광역 VTS 센터장은 전날 “사고 당시 관제사 1명이 총 5척을 관제하고 있었고, 사고가 3분 만에 벌어져 빨리 문제를 알지 못했다”며 “(관제에) 미흡한 점이 있다”고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