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의 한 도로변에 정당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현수막 사이로 한 군소 정당이 이재명 대통령 측근인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관련 현수막을 걸어놨다.

행정안전부가 차별이나 혐오 표현이 담긴 현수막을 제한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1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길바닥에 저질스럽고 수치스러운 내용의 현수막이 달려도 정당이 게시한 것이어서 철거를 못 한다”며 현수막 규제를 위한 법 개정을 지시한 지 일주일 만이다.

행안부는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을 논의 중이지만, 법률 개정까지 오래 걸리는 점을 고려해 현행 법령 테두리 안에서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했다”며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타인의 권리나 명예를 침해하거나 공중도덕이나 사회적 윤리에 어긋나는 표현에 대해서는 제한적 조치를 강구할 방침”이라고 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광고물 내용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부정하고 개인 인권을 침해하고, 민주주의를 왜곡·부정하거나 사회적 통합 저해를 유발해 피해 당사자 등이 민원을 제기할 경우 금지 광고물로 판단한다.

금지 유형은 ▲ 범죄 행위를 정당화하거나 잔인하게 표현 ▲ 음란하거나 퇴폐적인 내용으로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 ▲ 청소년의 보호·선도를 방해할 우려 ▲ 사행산업 광고물로 사행심을 부추기는 내용 ▲ 인종차별적 또는 성차별적 내용으로 인권침해 우려 ▲ 그 밖의 다른 법률에서 광고를 금지한 내용 등 6가지다.

단어나 문구의 의미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금지 여부를 판단한다. 특히 특정 국가 등을 비하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쓰거나 과장된 표현을 하면 ‘인권 침해’로 간주해 규제한다. 여성 차별, 남성 경멸, 성소수자 비하 등 편견이나 차별을 조장하는 표현도 규제를 받는다.

금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1차적으로 담당 부서에서 실시하며, 판단이 어려운 경우엔 지자체 옥외 광고 심의위원회를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처리한다. 법령 위반 광고물에 대해서는 관리자에게 제거 등 필요 조치를 명령하고,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법’에 따라 해당 광고물을 제거하거나 필요한 조치를 하고 그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혐오 표현이 담긴 정당 현수막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며 “가이드라인을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적용해 국민 불편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지방정부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