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룡 경정

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단에 파견된 백해룡 경정에게 13일 경찰이 킥스 사용 권한을 부여했다. 검경은 이날 백 경정의 요구를 수용해 파견 기간을 내년 1월 14일까지로 2개월 연장했다.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백 경정이 지난달 15일 합수단에 합류한 지 한 달 만이다.

킥스는 경찰과 검찰 등이 수사·기소·재판·집행 등 사건 관련 정보를 열람·활용하는 전자 정보 시스템이다. 검경 일각에선 “백 경정의 1차 파견 기한이 끝나가는 시점이 돼서야 킥스 사용권을 부여해 백 경정이 합수단 수사를 문제 삼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 경정은 그동안 검찰과 경찰이 킥스 사용 권한을 주지 않아 수사를 할 수 없다고 불만을 제기해 왔다. 검찰과 경찰은 별도의 킥스 시스템을 쓰고 있는데, 양측이 합수단에 파견된 백 경정이 어느 쪽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게 할지를 두고 합의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찰에선 “백 경정을 파견받은 검찰이 킥스 사용권을 부여하라”고 했고, 검찰에선 “백 경정 원소속청인 경찰에서 킥스를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서로 떠밀었다. 그러다 결국 경찰이 백 경정 팀에 킥스 사용 권한을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

백 경정은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으로 재직하던 2023년 말레이시아인 필로폰 밀수 사건을 수사했다. 이 과정에서 마약 운반책으로부터 인천세관 공무원이 연루됐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를 확대하려 하자,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검찰·경찰·국정원 등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달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합동수사팀(지금은 합동수사단으로 격상)이 구성된 서울동부지검의 임은정 지검장에게 백 경정을 수사팀에 합류시키라고 지시했고, 경찰은 지난달 15일부터 14일까지 한 달간 백 경정에 대해 파견 인사 명령을 냈다.

하지만 백 경정은 “합동수사팀은 불법 단체”라며 자기가 주도하는 별도 수사팀을 꾸려달라고 요구했다. 임 지검장이 백 경정을 팀장으로 하는 별도 팀을 꾸려준 뒤에는 “킥스 사용권이 없어 수사에 착수할 수 없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려면 킥스를 통해 사건 번호를 부여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법조계에선 “백 경정이 지난 한 달간 이렇다 할 수사 진척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검경이 킥스 사용권 문제로 대립하면서 파견 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구실을 더해준 셈”이란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