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부터 이틀간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핼러윈 데이(31일)와 겹치면서 경찰·소방 당국과 관련 지방자치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주 일대에 경찰관 1만8500명이 투입된다. 여기엔 서울 지역 경찰관 5000명도 포함된다. 이 바람에 ’불금(불타는 금요일)’인 31일 핼러윈 때 서울 홍익대(홍대) 주변 거리와 이태원 등에 몰릴 인파 관리에 경찰과 서울시가 긴장하고 있다.
경찰청은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31일과 다음 달 1일 이틀간 경주 일대에 경찰관 1만8500명을 투입한다. 이미 지난 26일부터 경주역을 비롯해 APEC 정상회의장과 호텔이 모여 있는 경주 보문단지 일대에 소방 헬기와 폭발물 처리반 차량 등이 배치됐다. 경찰 관계자는 “드론 무력화 장비, 장갑차, 헬기 등도 투입해 보문단지 일대를 사실상 ‘진공 상태’로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경북경찰청과 경주시는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경주 전역을 비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했다.
경찰은 외국 정상 등 주요 경호 대상자들에게 ‘3선(線) 경호’를 할 계획이다. 근접·중간·외곽 등 3단계로 경호 인력을 배치하는 식이다. 군 당국도 육군 제2작전사령부를 중심으로 작전본부를 편성했다. 군인 2660여 명이 경호·경계 작전에 투입된다. 소방 당국도 응급·재난 상황에 대비해 APEC 때 인력 3946명과 장비 1169대를 투입한다.
27일 오전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일대 인도에는 철제 펜스가 설치됐다. 정상회의장으로 향하는 도로에서 경광등을 켠 채 달리는 경찰 순찰 차량과 사이드카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각국 정부 관계자가 머물 호텔 건물 경계선에는 약 2m 높이의 가림막이 세워져 있었다.
이번 APEC 회의 때 경주 일대에 투입되는 경찰 인력의 약 26%(4875명)가 서울경찰청 소속이다. 특히 사고·테러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서울청 기동대도 경주에 내려왔다. 이번 APEC 기간 경주에는 기동대 87개 부대(6000여 명)가 투입되는데 이 중 24개 부대(1500여 명)가 서울청 소속이다.
이 바람에 31일 핼러윈 때 인파가 몰리는 서울 주요 도심 관리에 경찰은 신경을 바짝 쓰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이태원·홍대 등 14곳에 기동순찰대 1109명 등 총 4922명을 투입해 인파 관리 등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경찰청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주변과 주요국 대사관 일대 경비를 담당할 1800명 규모의 별도 ‘임시 편성 부대’도 꾸렸다.
마포구는 올해 핼러윈 데이에 홍대 일대에 10만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본다. 이는 2022년 핼러윈 참사 때 이태원에 몰린 인파와 맞먹는 규모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시작되면서 올해 핼러윈 때 인파가 더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용산구청은 핼러윈 데이 때 이태원 일대에 최대 2만명이 몰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이태원·홍대 등 8곳을 ‘중점 관리 지역’으로 지정하고 구청·경찰·소방 당국이 참여하는 합동 상황실을 설치했다. 서울시는 재난안전상황실 안에 ‘핼러윈 종합 상황실’도 운영한다. 마포구는 24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를 ‘다중 인파 특별 안전 관리 기간’으로 정하고, 안전 관리 인력을 지난해(375명)보다 1.6배로 늘린 616명을 편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