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9시 54분 인천국제공항 1층 입국장.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가담했다가 이민 당국에 구금돼 이날 송환된 한국인 64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고개를 푹 숙인 이들은 수갑을 차고 있었고, 송환자들 옆에는 호송관 두 명씩 붙어 이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붙들고 있었다.
이날 입국장에서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호송되는 인원들을 향해 “나와봐”라고 소리를 지르며 따라가는 등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에 연행돼 공항을 빠져나간 송환자들은 호송 차량 23대에 나눠 타고 각 경찰서로 출발했다.
이번 송환자들은 이른바 ‘웬치’로 불리는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 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대부분은 한국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 신분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3시 15분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 테초 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전세기를 타고 한국으로 출발해 오전 8시 37분쯤 도착했다. 송환자들은 전세기에서 ‘미란다 원칙’을 듣고 곧바로 기내에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송환된 이들은 충남경찰청 45명, 경기북부청 15명 등 64명 전원이 각 경찰 관서로 이동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연행 직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구금된 국민 64명의 신속한 송환을 완료했다”며 “캄보디아 총리와 외교부 등을 비롯해 많은 기관의 지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앞으로 구금되는 혐의자가 늘어나면 송환이 계속될 수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캄보디아에서 범죄자를 체포하면 우리 측에 신속하게 통보해 주기로 당국과 협의했다”며 “(국민이 체포되면) 송환해 조사하고 보이스피싱 규모 등을 밝히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이번에 송환된 64명 전원을 대상으로 마약 검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박 본부장은 “캄보디아 내 마약이나 약물 투약과 관련해 의혹 제기가 많은 만큼 마약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