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전설’ 2025 춘천마라톤(조선일보사·춘천시·스포츠조선·대한육상연맹 공동 주최)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참가 인원은 2만635명으로 20·30대가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61%(1만2500명)를 차지했다. 유행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젊은 층의 러닝(running) 열기가 올해도 오색 단풍이 수놓인 춘천마라톤 현장을 가득 채울 전망이다.

오는 26일 열리는 춘천마라톤은 의암호를 둘러싼 색색의 단풍을 포함한 춘천의 가을 절경에 더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러닝 업계 트렌드를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올해는 특히 스포츠를 넘어 패션 문화이자 웨어러블 IT 기술로 진화하고 있는 ‘러닝 아이템’의 다양한 면면이 포착될 전망이다.

기능성 소재로 만든 민소매 상의인 ‘싱글렛’과 짧은 쇼츠(반바지), 고글과 러닝화 정도는 기본 아이템이다. 러닝화의 경우엔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동호인들은 대부분 탄성이 뛰어난 카본화를 신는 게 대세가 됐다.

이런 가운데 러너들의 패션 아이템은 모자, 조끼, 벨트, 장갑, 양말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마라톤에 입문해 어느 정도 ‘구력’이 쌓인 러너들의 장비 수요가 다양해진 영향이다. 무릎 보호대나 테이핑 용품 등 부상 예방과 안전한 달리기에 도움을 주는 아이템도 예전보다 디자인과 기능이 몰라보게 개선됐다.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김하나(31)씨는 최근 한 스포츠 브랜드에서 2만원대 ‘러닝 벨트’를 구입했다. 허리에 벨트처럼 착용하는 작은 가방으로 휴대전화나 얇은 지갑, 신용카드 등을 수납할 수 있다. 러닝화를 빼고는 러닝 관련 용품을 사본 적이 없다는 그는 “(러닝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신발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이었지만, 마라톤에 재미를 붙일수록 필요한 아이템이 늘어간다”며 “같이 뛰는 친구들도 ‘장신구’가 갈수록 화려해지고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도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러닝 관련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국내 스포츠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지난달 모자·조끼·장갑·양말·신발 등 22종에 달하는 러닝 전용 신상품을 출시했다. 전자상거래 업체 크림(KREAM)은 올 1~7월 ‘러닝’을 키워드로 한 검색량이 전년 동기보다 270% 급증해 관련 상품을 묶은 카테고리를 신설했다고 최근 밝혔다.

기능을 넘어 디자인적인 요소로 러너의 눈을 사로잡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번 달 모자·조끼·벨트·짐색(가방) 등 러닝 아이템 4종 출시를 앞두고 있는 프로스펙스 관계자는 “러닝 문화가 거대한 트렌드로 성장하면서 기능과 스타일을 동시에 충족하는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러닝 페이스(속도)와 심박수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스마트 워치’, 뛰면서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귓바퀴에 걸쳐 쓰는 ‘골전도 이어폰’, 러닝 활동을 영상으로 남기기 위한 ‘액션캠(카메라)’까지 의류를 넘은 IT 제품들도 러너들 사이에 새롭게 자리 잡은 유행 아이템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아마추어들은 자신에게 맞는 용품을 적절히 활용하면 달리기를 더 즐길 수 있고, 부상 예방 효과도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연진(바나나스포츠클럽) 러닝 코치는 “러닝 모자는 햇빛이 뜨겁거나 비 오는 날 체온 유지를 위해 착용을 권장하고, 조끼나 벨트도 에너지 젤 같은 식량을 넣어 다닐 수 있기에 아마추어들에게 추천하는 아이템”이라며 “다만 보호대는 장기적으로 착용하기보다 불편한 부위가 있다면 근력 운동으로 단련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러닝은 일상과 밀접하다는 특징 때문에 관련 상품군 확장세가 더 두드러진다”며 “다만 과도한 지출로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러닝 고유의 매력을 해쳐선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