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한 쓰레기통에서 외국인 여권이 우르르 쏟아져 나온 사진이 확산해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감금 사건 소식이 이어진 만큼, 범죄 연관 가능성을 의심하는 반응이 다수 나왔다. 사진 속 버려진 여권은 대부분 만료된 태국 여권으로, 지난 6월 태국 현지 언론에서 한 차례 다뤄진 바 있다.
13일 온라인에선 ‘캄보디아의 흔한 쓰레기통’ ‘이해하면 무서운 사진’ 등을 제목으로 여권이 무더기로 버려진 사진이 확산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여권 수십 장이 생활 쓰레기와 함께 바닥에 흩어져 있다. 대부분 갈색의 태국 국적 여권이었다.
이 사진은 네티즌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취업 사기, 납치·감금, 고문 사건 소식이 잇달아 전해진 만큼 버려진 여권과 범죄 조직 간 연관성을 의심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여행객이 여권을 버릴 일이 없는데, 너무 무섭다” “외국인 납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거냐” 등이다.
문제의 사진은 지난 6월 태국에서 먼저 확산했다. 최초 게시자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캄보디아 포이펫에서 촬영됐다는 설명과 함께 현지 온라인에 급속히 퍼졌고, 이후 태국 주요 언론에도 보도됐다. 당시 현지 네티즌 사이에선 “포이펫 사기 조직이 피해자들 도망 못 가게 여권을 압수해뒀다가 버린 것 같다” “도박하러 넘어갔다가 여권을 담보로 맡긴 사람들의 것일 수 있다”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포이펫은 캄보디아와 태국 국경 지대에 위치한 지역으로, 카지노와 콜센터·온라인 사기 조직이 밀집해 치안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고수익 일자리에 속아 캄보디아로 간 한국인이 감금당해 100일간 가혹한 폭행을 당한 곳이기도 하다. 이 한국인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도움으로 현지에서 구조됐다.
태국 주요 지상파 채널 7HD 보도에 따르면, 사진 속 여권은 실제 태국인 여권이 맞았으며 대부분 만료된 상태였다. 태국 출입국관리국이 캄보디아 경찰과 공조해 확인한 결과, 여권 소지자 연령대는 29~40세로, 만료 시점은 2019~2022년이었다. 당시 태국 출입국관리국은 매체에 “해당 문서들을 회수해 재검증 중”이라며 “이후 여권 소지자들을 찾아 사실관계를 조사해 왜 이런 방식으로 버려졌는지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일은 최근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 신고 급증 소식과 맞물려 국내 온라인에서 더욱 이목을 끈 것으로 추정된다. 외교부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1년 4건, 2022년 1건, 2023년 17건이었던 캄보디아 납치 신고 건수가 지난해 220건으로 급증했고 올 들어선 지난 8월까지 330건으로 작년 건수를 넘어섰다.
지난 8월엔 한국인 대학생이 캄보디아에서 고문당한 뒤 숨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캄보디아 국영 AKP통신에 따르면, 캄보디아 깜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이 한국인 대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30∼40대 중국인 3명을 구속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