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부모가 자녀 담임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부부싸움을 말려 달라고 요구한 사연이 전해졌다.
6일 온라인에는 ‘학부모 교권 침해 민원 사례집’에 수록된 한 사례가 공유됐다.
사례에 따르면, 교사 A씨는 담당 반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다짜고짜 “지금 남편이랑 싸웠다. 선생님이 애 아빠 좀 말려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학부모는 “아이가 이 학교에 다니니 교사가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며 싸움을 말려 달라고 했고, A씨가 끝내 거절하자 호통과 고성을 이어갔다고 한다. “아이가 이 학교에 다니는데 학교가 보호를 안 해주는 거냐” “왜 안 끼어드냐” “무책임하다” 등이다.
이에 자신을 교사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한 학부모가) ‘시어머니와 다툰 뒤 집을 나왔는데 남편과도 싸워 전화할 곳이 담임 선생님뿐’이라며 새벽 1시에 전화해 울었다”며 자신의 경험을 댓글을 통해 공유하기도 했다.
실제로 교사들이 제보 등을 통해 수집한 ‘초등학교 학부모 교권 침해 민원 사례 2077건’에는 비슷한 사례가 다수 올라와 있다.
이를 보면, 한 학부모는 자신의 자녀가 학교에서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남편과 불화가 생겼다며 교실로 찾아와 “당신 때문에 부부 싸움을 하고 우리 가족이 불행해졌다”며 손가락질하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또 퇴근 시간 교사에게 전화해 “저는 이렇게 말했고, 아이 아빠는 이렇게 말하는데 누가 맞나요”라며 부부 싸움에서 편을 들어달라고 요구했다는 사례도 있었다. 요구를 거부하니 “아이 일로 전화한 건데 선생님이 이런 것도 안 들어주냐”며 거세게 항의한다고 한다. 이 사례 제보자는 “학교에서 일어나지 않은 일도 다 학교 폭력이라며 교사에게 떠넘기는 것도 모자라 가정에서 발생한 일도 교사가 처리해줘야 하는 거냐”라고 토로했다.
이외에도 자녀의 학교 생활 문제로 싸우던 학부모가 오후 9시가 넘은 시각 담임 교사에게 연락해 “너 때문에 가정이 파탄 났다”라며 비난한 사례도 나왔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지난 5월 8~16일 전국 교사 4068명에게 ‘학교 민원 시스템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6.8%는 최근 1년 이내 악성 민원으로 인한 교육 활동 침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악성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한 경로(중복 응답 가능)로 교사들은 ‘교사 개인 휴대전화 및 온라인 소통 앱’(84.0%)을 꼽았다. 교사들은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점으로 ‘학교 외 사안까지 처리를 요구하는 민원’(77.8%), ‘과도한 요구’(64.8%), ‘출처 불분명한 민원’(63.9%) 등에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