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주식 거래 사이트로 “곧 상장할 주식을 저가 매수할 수 있다”며 노인들을 속여 거액을 챙긴 피싱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가짜 주식 거래 사이트를 이용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피해자 182명에게서 약 94억원을 뜯어낸 조직 3곳의 총책과 조직원 등 43명을 범죄단체 조직 등의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17명을 검찰로 구속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가짜 사이트를 제작한 프로그래머 A(29)씨, 판매 브로커 B(32)씨, C(24)씨도 통신사기환급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게 된 B·C씨에게 가짜 사이트 개발을 의뢰받았다. 고등학교 중퇴 후 홈페이지 제작 활동을 해왔던 A씨는 공식 주식 거래 사이트를 베껴 사이트를 만들어줬다. 다른 회사 사이트의 주가지수나 디자인 등을 유사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제작된 가짜 사이트 19개는 피싱 조직 14곳에 판매됐다. A씨 등은 개당 월 150만원씩 관리비를 받아 매달 3000만~4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가짜 사이트를 구매한 피싱 조직은 본격적으로 범행을 벌였다. 서울 강북구와 강서구, 경기 일산 등의 공실 상가를 빌려 콜센터를 운영했다. 피해자들에게 가짜 공문서 등을 보여주며 “상장이 확실한 주식을 저가에 매수하면 상장일에 고수익을 볼 수 있다”고 해 돈을 받았다가 상장일이 되면 연락을 끊고 사무실을 옮겨 범행을 이어왔다.

이번 피싱 범죄 피해자의 92%는 50대 이상이었다. 60대 이상 피해자 비율도 71%였다. 피해자들의 평균 피해액은 5000만원이었고, 최대 피해액은 9억원이었다. 한 80대 여성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한 조직에 6억1830만원을 피해 본 데 이어, 지난 6월에 또 다른 조직에 100만원의 추가 피해를 보기도 했다. 경찰은 조직원들이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장년층을 표적 삼아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관공서, 은행을 사칭하는 전통적인 피싱을 넘어 피해자들을 가짜 주식 사이트에 가입시키는 신종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며 “비공식적인 방식의 투자나 자문에 기댈 경우 범죄 조직의 범행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편 서울 마포경찰서는 ‘고액 수익 알바’ 등으로 대포 통장을 만들게 해 보이스피싱 범죄에 활용한 조직원을 최근 검찰에 넘겼다고 이날 밝혔다. 이 조직원은 “당일 100만원을 지급하는 아르바이트를 주선해 주겠다”고 인터넷에 광고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