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낮 12시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상공에 가로 53cm, 세로 53cm, 높이 32.5cm 크기의 드론이 떠 일대를 비행했다. 지상에선 순찰대원 8명이 마치 ‘로보캅’을 연상시키는 기계음과 함께 오와 열을 맞춰 걸었다. 이들의 허리엔 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웨어러블 로봇이 착용됐다. 한강 물살을 가르며 일대를 점검하던 순찰정은 드론 운용 대원과 무전을 주고받으며 실시간으로 강 일대 상황을 파악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K-스마트 순찰' 시범에서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 등 대원들이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순찰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경찰청이 이날 선보인 이른바 ‘K-스마트 순찰’의 모습이다. 경찰은 내달 30일까지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이렇게 첨단 장비를 갖춘 기동순찰대 30명을 범죄 예방 활동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봄철 치안 수요가 급증하는 지역 중 하나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입체적인 미래형 순찰 활동을 시범보인다는 계획이다.

‘K-스마트 순찰’은 크게 육(陸)·강(江)·공(空) 세 영역에서 유기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웨어러블 로봇 ‘윔(WIM)’과 전기 자전거를 활용한 순찰대가 공원 일대를 누비고, 한강 위에서는 경찰 순찰정이 강 위와 주변 둔치를 돌며 순찰 활동을 전개한다. 여기에다 하늘에는 열화상 감지 기능과 인공지능 기능을 갖춘 드론을 띄우며 ‘3차원 입체 순찰 체계’를 완성한다는 것이 경찰 구상이다.

이날 공개된 첨단 장비 가운데 웨어러블 로봇 ‘윔S’은 순찰대원의 보행을 돕는다. 기동순찰대원들은 권총과 수갑 등 평소 약 3㎏ 장구류를 짊어지고 하루 2만보를 걸으며 순찰을 한다. 그런데 ‘윔S’를 착용하면 하체 에너지 소모를 약 20% 줄일 수 있다고 한다. 20㎏짜리 배낭의 체감 무게도 12㎏으로 준다는 것이 업체 설명이다.

11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서울경찰청 기동대원들이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순찰 시연을 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 '윔'은 하체근력 보조기능이 있어 체력 부담을 줄여준다. /연합뉴스

본지가 직접 이 기기를 차고 공원 일대 계단과 언덕을 걸어보니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기기가 무릎과 허벅지를 당겨 올려주는 느낌이었다. 두 계단씩 걸어 올라도 허벅지에는 평지를 걷는 정도의 부하만 걸렸다. 기기 무게는 1.6㎏로 가벼웠다. 다만 가격이 대당 279만원부터 시작해 일선 현장에 본격 보급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도보나 차량으로 접근이 어려운 구역은 전기자전거를 활용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한강경찰대 순찰정이 기동하고 있다. /뉴스1

강상(江上)에는 순찰정이 뜬다. 한강경찰대는 중형 순찰정 8대와 소형 순찰정 2대, 수상 오토바이 2대를 동원해 서강대교부터 원효대교까지 강 위를 집중 순찰한다. 지상 순찰대와 드론이 취합한 정보 등을 토대로 무전으로 상시 정보를 교환하며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적시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경경찰대 관계자는 “추후에는 기동 능력 강화를 위해 ‘드론 스테이션(정거장)’이 꾸려진 한강 순찰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서울경찰청 관계자가 열화상 감지 기능이 탑재된 드론으로 순찰 시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찰청은 특별범죄예방 활동강화기간의 일환으로 5월9일부터 오는 6월30일까지 여의도권 일대에서 드론, 웨어러블 로봇, 전기자전거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한 K-스마트 순찰을 시범운영한다. 2025.5.11/뉴스1

하늘에는 열화상 감지 기능이 탑재된 드론이 순찰에 투입된다. 움직이는 사물을 인공지능으로 실시간 인식하고 자동 추적하는 기능이 있다. 우거진 수풀 지대 등 한강공원 내 치안 사각지대를 줄여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경찰은 기대한다. 경찰은 이 드론으로 공원에서 태블릿PC를 훔치는 남성의 인상착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모습, 강변 수풀 한가운데 쓰러진 조난자를 드론의 열 감지 기능으로 찾아내는 모습 등을 선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K-스마트 순찰은 서울 도심 최초로 첨단기술을 접목한 과학치안을 구현하는 첫걸음”이라며 “시민 체감안전도를 높이고 여의도를 더욱 안심하고 증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