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 /조선일보DB

150억원 상당의 부당 대출이 이뤄지도록 계열사 경영진에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기유(69)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이 구속 기로에 놓였다.

서울서부지법 신한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전 의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심사를 마친 김 전 의장 측 변호인은 “부당대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구체적인 사실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 전 의장은 작년 8월 부동산 개발 시행사를 운영하는 지인 이모(65)씨의 청탁을 받고 적법한 심사 없이 150억원 상당의 부당 대출이 이뤄지도록 계열사 경영진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이씨의 부동산 개발 시행사는 기존에 받은 250억원 상당의 대출 때문에 추가 대출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러나 김 전 의장의 지시에 따라 태광그룹 계열사인 예가람·고려저축은행 전직 대표 이모(58)씨가 여신심사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위원들을 압박했고, 이후 대출이 강행됐다.

이씨는 차명 계좌로 받은 대출금 중 약 86억원을 빼돌려 주식 투자 등 개인적 용도로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1000만원은 지난해 10월 김 전 의장의 처가 소유한 개인 계좌로 입금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태광그룹은 작년 8월 주요 계열사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김 전 의장의 여러 비위 행위를 발견했다. 이에 같은 해 11월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올해 7월 이씨와 이 전 대표 등을 재판에 넘겼다.